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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고문변호사 역할 주목..총수들에 조언 "비자금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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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방한 기업총수들의 뒤에는 든든한 기업변호사들이 있었다"

    노태우전대통령에 대한 "성금 전달"문제가 재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기업변호사들의 역할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에 줄줄이 소환됐던 대기업그룹 총수들 대부분이 일단 수사와 관련된
    "고비"는 넘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변호사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

    각 대기업그룹들은 노전대통령 비자금사건이 터져나오면서 소속 변호사들을
    총가동해 대응책을 준비하는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LG그룹 구자경명예회장은 검찰에 출두하면서 아예 고문변호사를 대동하기
    까지 했다.

    변호사가 동행하지 않은 그룹들의 경우도 변호사등 소속 법률전문가들의
    역할이 컸음은 불문가지다.

    한마디로 "위기관리의 해결사"로서 기업변호사들의 존재가 한껏 돋보이고
    있는 요즘이다.

    그렇다면 대기업들은 어떤 형태로 변호사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크게 나눠 정식으로 고용해 상근시키는 상임변호사(Inhouse Counsel)와
    적은 두지 않고 매사안에 따라 법률적 문제를 자문받는 사외변호사로 구별
    된다.

    상임변호사를 가장 많이 고용하고 있는 대표적 그룹으로는 삼성이 꼽힌다.

    삼성그룹은 회장직속의 법무실 소속으로 국내변호사 5명과 미국변호사
    4명 등 총 9명을 정식 채용하고 있다.

    이번 비자금건에 관해 송웅순법무실장(전무.변호사)등 소속변호사들이
    법률적 검토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는 그룹을 총괄하는 법무팀을 두지 않고 간판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에
    상임변호사 1명(하종선변호사)을 법률고문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LG그룹은 구명예회장의 검찰청사 출두를 수행했던 김동인씨와 임병용씨
    등 2명을 상임고문변호사로 두고 있다.

    대우그룹은 회장비서실 산하 법무팀에 김회장의 사위인 김상범씨 등 6명의
    상임변호사가 근무하고 있다.

    선경그룹은 고문변호사 1명(최혁배변호사)을 두고 각종 국내외 법률사안을
    자문하고 있다.

    이들 상근변호사들은 소속그룹으로부터 임원급 직급을 부여받고 정식 근무
    하는 사람들.

    물론 급여는 개업변호사들의 소득수준을 감안해 일반 임원들에 비해
    "플러스 알파"가 주어진다.

    그러나 이들 상시고용 변호사의 주업무는 그룹각사의 국내외 거래에 관련된
    법률관련 업무를 다루는 일이다.

    특히 대기업그룹들의 경우 대외통상에 관한 업무비중이 높아지면서 지적
    재산권 통상마찰 등을 사전 예방하거나 사후 수습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따라서 이번 "비자금 사건"때 돋보인 변호사들은 이들 상시고용 변호사가
    아니라 비상시의 응급 법률자문에 활용하고 있는 사외변호사들이다.

    이들 사외변호사는 그룹총수와 혈연등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 이채롭다.

    한진그룹의 비상임 법률고문인 이태희변호사는 조중훈그룹회장의 맏사위로
    조회장이 10일 아침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까지 입원해있던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검찰의 조사방식 등을 미리 설명해주고 답변방안까지
    일일이 조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사.형사 분야를 두루 거친 판사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고문은 조회장의 고명딸인 현숙씨와 지난 68년 결혼했다.

    현재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 그는 지난 83년 대한항공
    007기 격추사건 때 법률적인 수습업무를 맡아 돋보이는 활동을 했던 장본인
    이다.

    두산그룹은 박용곤회장의 손아래 처남인 김세권변호사를 비상임 법률고문
    으로 두고 있다.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김고문의 경우도 이번 박회장의 검찰 출두를
    앞두고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우그룹의 경우 총수와 친.인척관계는 아니지만 대검특수부 3과장 등을
    역임한 석진강변호사를 고문변호사로 위촉해 중요 법률문제의 조언을 받고
    있다.

    사외변호사를 가장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그룹의 하나로 한보그룹이
    꼽힌다.

    한보는 사법연수원장과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뒤 수서사건때
    정태수총회장의 변호인을 맡아 활약했던 허정훈변호사를 비롯해 12명을
    비상임 고문변호사로 활용하고 있는 것.

    이번 비자금조사에서는 서울고검장출신으로 대검중수부를 거친 김경회
    변호사가 상당한 조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아그룹은 하죽봉변호사를 법률고문으로 해서 법무팀을 운영하고 있다.

    하변호사팀은 최근 타그룹으로의 피인수설로 시달렸을 때 모언론 제소 등
    법적 대응을 맡기도 했다.

    이밖에 한화(3명) 한일(4명) 고합(2명)등이 사외 고문변호사를 두고 있다.

    효성그룹은 태평양합동법률사무소를 자문기관으로 위촉해 중요 법적 문제
    해결을 위탁하고 있다.

    이들 사외변호사는 상시고용 변호사들과 달리 사안에 따라 자문료를 주고
    있다는게 관련 그룹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한보그룹측은 변호사법에 따라 고문변호사들에게 월 2백만원
    이상씩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는 그러나 "고문변호사들은 국제 통상문제 처리 등이 본업일 뿐
    총수들의 송사문제 처리같은 업무는 극히 돌발적인 경우에 불과하다"며
    이들이 비자금사건과 연계돼 "위기관리 해결사"로 비춰지는게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다.

    삼성그룹 송웅순법무실장은 "대부분 기업들에서 법무분야는 인사 재무 등
    다른 영역에 비해 낙후상태를 면치못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의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있는만큼 사안별 법률 자문을 넘어서 각 비즈니스를 총괄적
    체계적으로 지원할 법무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일이 시급한 상황"
    이라고 강조했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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