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10일오후 휴양지인 청남대로 떠났다.
청남대에서 3박4일을 보내고 13일오전에 귀경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의 주말 청남대행은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다.
이번에는 특히 평일인 금요일에 떠나 눈길을 끌고있다.

검찰의 비자금수사가 한참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고 정치권이 대선자금공방
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시선은 "청남대구상"에 쏠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청와대관계자들은 "조용한 집무처로 가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
한 것"이라면서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윤여준청와대대변인은 "다음주에는 강택민 중국주석의 방한이 있고 APEC정
상회의에도 참석해야하는등 대통령 자신이 준비해야할 일이 많다"면서 "이 두
가지 행사와 관련된 자료를 많이 챙겨갖고 내려갔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고위관계자도 "APEC에 여러 정상들이 오고 우리나라가 APEC에서
는 중심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생각을 정리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면서 "비자금정국의 해법구상으로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특히 대통령이 "내가 검찰수사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데
수석들도 알려고 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지난 주말 청남대행이후 검찰은 재계총수들을 줄줄이 소
환하는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검찰수사의 마무리와 향후 정국수습방향에 대해 김대통령은
나름대로의 구상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검찰이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경위에 대한 수사를 끝내고 대선자금등 사용
처 등에 대해 정치권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비자금정국에 대
한 김대통령의 마무리구상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