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노태우전대통령의 소환을 앞두고 검찰이 바짝 긴장하고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대통령을 소환하는 검찰은 "어려운 손님"을
맞기위해 예우 경호 조사방법등 세부문제들을 점검하면서 밤샘 준비작업에
부산했다.

검찰은 특히 전직대통령을 소환한 전례가 없어서 예우와 경호에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노전대통령의 소환조사를 하루앞둔 검찰은 노씨를 맞을 준비와 노씨에
대한 신문사항을 최종검토하느라 분주한 움직임.

"1일 오전 10시 노전대통령의 소환"을 발표한 안강민대검중수부장은
"노전대통령이 이미 대국민 사과성명을 통해 자진출두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감찰입장에서 소환을 통보했다고 할수있으나 조사형식은 자진출두로
봐도 무방하다"며 노씨에 대한 예우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

안부장은 "노전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할 경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협조해달라"며 "검찰이 약속대로 소환시기를 사전에 알려준 만큼
보도진들 역시 과잉취재는 삼가해달라"고 거듭 당부.

<>.노씨가 조사를 받을 곳은 대검찰청 11층 특수조사실.

특수조사실은 일명 IP조사실로 불리는데 8-9평 규모의 방에 소파와
냉장고등이 있고 검찰수뇌부가 조사상황을 밖에서 지켜볼수있도록 폐쇄회로
시스템이 설치.

이곳을 거쳐간 VIP피의자로는 서석재전총무처장관 최낙도 박은태의원등
3명뿐이었으나 앞으로 수사진행에 따라 대기업 총수등 거물급인사들이
속속 이방을 찾을 것으로 전망.

<>.소환시간이 오전 10시로 정해지면서 최소한 점심시간은 넘길 것으로
보여 검찰은 노씨의 점심식사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

배달되는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겠지만 정성을 다한 "진수성찬"으로
대접한다는게 검찰을 방침.

이현우전청와대경호실장이 출두했을때 수사검사들은 중국집에서 배달해온
1만원짜리 잡탕밥을 이씨에게 제공했다.

검사들은 기껏해야 4천원짜리 잡채밥을 먹은 것에 비하면 나름대로
예우를 해준 셈.

<>.검찰은 11월 1일 노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뒤 진술내용에 관계없이
귀가시킬 것임을 암시해 노씨에 대한 법적처리문제는 상당한 진통을 겪은
뒤에야 확정될 전망.

안부장은 "노씨가 검찰에서 진술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스스로 인정
하거나 형사처벌대상이 될만한 진술을 할 경우 곧바로 사법처리하는냐"는
질문에 "그때가서 고려해볼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

안부장은 그러나 "1일 조사에서 충분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할경우 재소환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있다"고 밝혀 노씨가 재소환될 가능성까지
고려할 경우 그에 대한 법적처리문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

<>.검찰은 노씨를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의 사용처부분에 대해서는
집중 추궁할 의사가 없음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

검찰이 그동안 기회가 있을때마다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것이 검찰의 원칙"이라고 강조한 것에 비춰 결국 이번 수사에서도
6공말기 대선자금의 조성경위와 흐름에 대해서는 규명이 안되는 것아니냐는
비판이 제기.

검찰주변에서는 "검찰이 그간의 수사원칙을 독자적으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대선자금을 수사할 경우 정치권과의 사전협의와
국정안정등 제반사항을 사전검토한 뒤에야 입장정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

<>.안영모전동화은행장이 지난 30일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은뒤 귀가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검찰의 수사관행을 둘러싼 검찰주변의
불만이 고조.

안부장은 31일 "동화은행에 입금된 비자금 규모가 밝혀진 이상 안전행장에
대한 조사소환이 불가피하지 않느냐"고 묻자 어색한 웃음과 함께 상기된
표정으로 "속일 생각은 아니었지만 어제 이미 조사를 받고나갔다"며 뒤늦은
해명.

안부장은 또 "검찰은 수사과정을 밝히지않는 것일뿐 거짓말은 하지않는다"
고 강조한뒤 "앞으로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위해 "아니다" 대신 "일체
모른다"고 답하겠다"고 말해 수사진행상황에 대한 일관된 함구관행이
계속될 것임을 누차 강조.

<>.지난 30일 제출된 노씨의 소명자료에는 정태수한보총회장이 실명전환
한 3백69억원도 포함돼있다고 검찰이 공식발표.

이는 정회장측이 "그돈은 사채업자의 돈"이라고 말한 것과 정면배치되는
것으로 결국 정회장이 거짓말을 한것으로 드러난 셈.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