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31일 민자당당직자및 국회상임위원장단과의 조찬에서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의 성격을 "부정축재"로 규정, 엄정한 법집행을 거듭
천명하는 한편 정치권이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자신은 노전대통령으로부터 금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별 지원받은
바가 없음을 밝히는등 노전대통령과의 절연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음은 손학규대변인인 전한 김대통령의 발언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자금은 정확한 말이 아니다.

부정축재다.

국민 모두가 배신당한 심정이다.

노전대통령이 민자당총재시 당비를 댔다고 본다.

정확한 액수는 알지 못하고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나자신 돈한푼도 안대는 사람이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알 필요도 없었다.

민자당총재시 당에 직접 돈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통해 준일이 없었다.

탈당뒤에는 만날 필요도 없었고 만난일도 없었다.

부정축재는 범죄행위다.

여야 가릴것없이 철저히 조사할 것이다.

그렇게 지시했다.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여야없이 정치불신으로 공멸할 것이다.

수사하는데 정치권이 협조해 주어야 한다.

성역없는 수사를 할 것이다.

공명정대하고 사심없이 처리할 것이다.

법앞에 만이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것이다.

법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정신으로 할 것이다.

금융실명제를 안했으면 이런일이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당에서 돈안쓰는 선거를 해야 될것이고 정치자금법에 의한 지원도 국민
세금에서 가져가는 것이므로 이러한 국고보조가 괜찮은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당당하고 떳떳한 문민정부의 도덕성에 입각해서 이번 일은 국민에게 한점
의혹이 없도록 할것이다.

우리모두 반성하면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도전과 기회는 같이오는 법인데 도전을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문민정부하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고 과거 정부의 일로 당당하게 대처하자.

성경에 "간음한 여자에게 감히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라는 귀절이
있지만 법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정신에 입각해서 정치적 흥정은 결코 없을
것이다.

흔히 5,6공인물 하는데 이것은 별개의 문제다.

노씨 개인의 문제다.

여러분도 똑같이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최고의 봉사자다.

비록 과거의 일이지만 국민에게 허탈감과 배신감을 준일은 국민과 국제
사회에 부끄러운 일이다.

나는 혼신의 힘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의무로 알고
있다.

대통령에 취임해보니까 청와대 집무실 옆방에 큰 금고가 있었다.

관저에도 큰 금고가 있었다.

하도 커서 의아스럽게 생각했다.

경호실장에게 나는 앞으로 돈을 받지 않을테니 필요없다며 치우라고 지시
했다.

금고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건물이 상할듯해 분해해서 철거를 했다.

지금은 서재로 쓰고 있는 방으로 외국원수들과 전화를 하는등의 용도로
쓰고 있는 방이다.

그 얘기를 박실장(박관용전실장을 지칭)에게 했는데 비서실장실에도 금고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당장 치우고 또 부인방에도 금고가 있어서 철거했다.

금고가 왜 청와대에 필요한지 모르겠다.

4당시절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울때 소련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소련을 보고 변화를 느꼈다.

세계가 엄청나게 변화하는데 우리가 이대로 갈수있는가 결심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합당문제를 생각하게 됐고 나라를 구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번민끝에 결심
했다.

나라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노태우전대통령을 위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은 통합후에 정치적으로 심하게 견제했다.

하루는 7시간20분간이나 담판을 했다.

노전대통령은 대통령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나를 지원하지 않았고 혼자
힘으로 후보를 쟁취했다.

정말로 내가 대통령되기를 바랬다면 탈당이 가능 했겠는가.

노전대통령의 탈당으로 당은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전당대회에서 우리 당원들에게 자신을 갖고 이제 홀로선다는
각오로 선거에 임하자고 격려했었다.

<박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