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이동전화사업자인 신세기통신과 이회사에 장비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디지털이동전화장비의 성능과 서비스개시시기등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송용로부사장은 30일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의 디지털이동전
화장비개발설명회에서 "CDMA 상용화에 세계최초로 성공해 신세기통신이
예정대로 내년4월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삼성전자
잘못으로 예정된 서비스가 어렵다는 신세기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신세기통신은 약 두달전부터 "장비공급업체인 삼성전자가 장비를 제때
공급해주지 않은데다 성능에도 문제가 있어 내년4월로 예정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신세기와 삼성이 장비공급에 관련해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납품일정
준수 <>장비성능 불안 <>시스템에 대한 최적화 <>계약이행에 대한 자세등.

신세기는 삼성에 대해 "장비납품 일정을 제대로 지킨 적이 한번도 없고
기술인력도 초보자들만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열의를 보이지않다"는
비난해왔다.

또 삼성측이 지난3월 공급계약을 맺은뒤 신세기측에 내야할 1천억원의
계약이행보증보험증권을 아직 내지않은 점을 들어 삼성측이 계약이행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는 의심을 하고있다.

납품지연에 대해 삼성측은 초기에 납품일정을 못맞춘 것은 시험절차및
항목등에 대한 합의 지연과 신세기측의 설계변경요구 때문이라며 삼성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11월말인 최종제품 공급일정은 제대로 지킬수있다"고 주장했다.

성능문제는 아날로그기지국 근처에서 통화가 잘안되고 다른 채널로
핸드오프가 안되는 현상이 있지만 "일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최적화와
중계기증설, 더미파일롯채널추가등의 방법으로 충분히 해결할수 있다"고
해명했다.

최적화작업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이미
설치한 장비가 설치된 곳에서 최상의 성능을 내도록하는 최적화작업은
운용회사도 지속적으로 담당할 업무"라면서 신세기측의 적극적인 참여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또 보증보험증권에 대해서도 "실패의 책임을 무조건 삼성이
지는 조건은 안된다"면서 서비스지연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리는 조건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신세기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은 더이상 침묵할 경우 "CDMA실패"의 책임을 전적으로 삼성이
지게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신세기가 CDMA의 성능을 문제삼아 아날로그방식의 서비스를 먼저
도입하겠다는 태도를 보이자 반박하지 않으면 신세기측 주장을 인정하는
셈으로 자칫 국산CDMA가 실용화되지도 못하고 사장될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