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감독 '축제' 25일 크랭크인 .. 영화/소설 동시진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영상과 소설로 동반창작되는 영화 "축제"(태흥영화사)의 촬영이
25일 전남 장흥군 용산면 남포리에서 시작됐다.
노모의 장례식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탐색하는 이 영화는
임권택감독과 작가 이청준씨에 의해 영화작업과 소설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색작품.
임감독이 촬영장소를 남포리로 택한 것은 한적한 바닷가의 시골마을
분위기를 담기에 안성마춤인데다 작가 이씨의 고향과도 가깝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웃 진목리 참나무골 태생.
이번 촬영에는 임감독과 이씨, 안성기 오정해 정경순등 출연진
40여명이 참여했다.
촬영장인 남포리 이장댁은 전형적인 시골집.앞마당 아래 바다와
갯벌이 내려다 보이고 유자나무 감나무가 집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며
여기저기 그물과 고기잡이 배도 눈에 띄었다.
첫날 촬영은 주인공인 소설가 준섭(안성기)이 노모의 부음을 듣고
급히 고향집에 도착하는 장면.
그가 오는 동안 숨진 노모가 일시 회생, 집안 분위기는 다소 풀어진
상태.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는 그를 집안 형님인 새말아재(안병경)가
"아이구 오니라고 고생혔네. 창졸간에 얼매나 놀랬는가"하며 맞이하는
사이 형수와 누님들도 마루에서 황망히 내려왔다.
마당 한켠에서는 윷노름판이 벌어지고 집 뒤 대숲으로는 해풍이
서걱거리며 불어댔다.
임감독은 배우들의 대사와 움직임에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며 몇번씩
연습을 시키면서 틈틈이 작가 이씨와 화면구성을 의논했다.
다음날은 준섭의 이복조카딸인 용순(오정해)이 상가에 나타나 준섭과
마주치는 장면.
집안 돈을 훔쳐 가출했던 용순은 할머니의 죽음에 슬퍼하면서도
준섭과 가족들을 비꼰다.
상가에 어울리지 않게 요란한 파머머리와 선그라스, 다리를 천박하게
드러낸 치마차림으로 등장한 그녀는 준섭에게 도전적인 눈빛을 던진다.
극중에서 가장 팽팽한 갈등요소를 보이는 두사람의 관계인만큼 감독의
요구도 갖가지.
"대문앞에서부터 당돌한 걸음걸이로 들어오고 시선은 안성기의
귀에 둬라" "눈은 약간 내리깔아라"등 섬세한 부분까지 지시한다.
8번을 반복한 끝에 간신히 한 컷을 완성시킨 감독은 그래도 미진한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배우들이 극의 흐름을 제대로 타면 다시 한번
찍겠다고 말했다.
촬영현장을 일일이 지켜보던 이청준씨는 "영화와 호흡을 같이 하기위해
소설의 결말부분은 남겨놓고 있다"며 "지난해 노모 장례식때의 경험을
되살려 상가분위기나 절차 등을 촬영 중간중간 감독에게 귓속말로
전해준다"고 밝혔다.
임감독은 "소설속의 깊은 의미를 제대로 담아낼수 있을지 조심스럽다"
면서 "집단작업인 영화는 환경의 제약을 많이 받는데 현장에서의
"작가의 체온"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촬영팀은 약 한달간 이곳에 머무르며 11월초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상여행렬과 회상부분인 겨울장면을 찍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
25일 전남 장흥군 용산면 남포리에서 시작됐다.
노모의 장례식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탐색하는 이 영화는
임권택감독과 작가 이청준씨에 의해 영화작업과 소설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색작품.
임감독이 촬영장소를 남포리로 택한 것은 한적한 바닷가의 시골마을
분위기를 담기에 안성마춤인데다 작가 이씨의 고향과도 가깝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웃 진목리 참나무골 태생.
이번 촬영에는 임감독과 이씨, 안성기 오정해 정경순등 출연진
40여명이 참여했다.
촬영장인 남포리 이장댁은 전형적인 시골집.앞마당 아래 바다와
갯벌이 내려다 보이고 유자나무 감나무가 집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며
여기저기 그물과 고기잡이 배도 눈에 띄었다.
첫날 촬영은 주인공인 소설가 준섭(안성기)이 노모의 부음을 듣고
급히 고향집에 도착하는 장면.
그가 오는 동안 숨진 노모가 일시 회생, 집안 분위기는 다소 풀어진
상태.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는 그를 집안 형님인 새말아재(안병경)가
"아이구 오니라고 고생혔네. 창졸간에 얼매나 놀랬는가"하며 맞이하는
사이 형수와 누님들도 마루에서 황망히 내려왔다.
마당 한켠에서는 윷노름판이 벌어지고 집 뒤 대숲으로는 해풍이
서걱거리며 불어댔다.
임감독은 배우들의 대사와 움직임에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며 몇번씩
연습을 시키면서 틈틈이 작가 이씨와 화면구성을 의논했다.
다음날은 준섭의 이복조카딸인 용순(오정해)이 상가에 나타나 준섭과
마주치는 장면.
집안 돈을 훔쳐 가출했던 용순은 할머니의 죽음에 슬퍼하면서도
준섭과 가족들을 비꼰다.
상가에 어울리지 않게 요란한 파머머리와 선그라스, 다리를 천박하게
드러낸 치마차림으로 등장한 그녀는 준섭에게 도전적인 눈빛을 던진다.
극중에서 가장 팽팽한 갈등요소를 보이는 두사람의 관계인만큼 감독의
요구도 갖가지.
"대문앞에서부터 당돌한 걸음걸이로 들어오고 시선은 안성기의
귀에 둬라" "눈은 약간 내리깔아라"등 섬세한 부분까지 지시한다.
8번을 반복한 끝에 간신히 한 컷을 완성시킨 감독은 그래도 미진한듯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배우들이 극의 흐름을 제대로 타면 다시 한번
찍겠다고 말했다.
촬영현장을 일일이 지켜보던 이청준씨는 "영화와 호흡을 같이 하기위해
소설의 결말부분은 남겨놓고 있다"며 "지난해 노모 장례식때의 경험을
되살려 상가분위기나 절차 등을 촬영 중간중간 감독에게 귓속말로
전해준다"고 밝혔다.
임감독은 "소설속의 깊은 의미를 제대로 담아낼수 있을지 조심스럽다"
면서 "집단작업인 영화는 환경의 제약을 많이 받는데 현장에서의
"작가의 체온"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촬영팀은 약 한달간 이곳에 머무르며 11월초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상여행렬과 회상부분인 겨울장면을 찍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