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이 신한은행과 동아투금에 9백90억원을 입금한 시기가
원전수주비리 등 6공의 대형특혜 의혹사업과 시기적으로 일치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사건은 비자금총액 규명에 못지않게 6공의혹사업에
대한 검찰의 본격수사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26일 대검에 따르면 노전대통령이 신한은행에 7백22억원을 입금한
시기는 92년 3월부터 93년 3월로 확인되고 있다.

또 동아투금에는91년 5월부터 93년 2월까지 모두 74차례에 걸쳐
2백68억원이 입금됐다고 안강민대검중수부장은 브리핑에서 밝혔다.

결국 9백90억원이 91년부터 93년 사이에 마련돼 이현우 전청와대
경호실장과 이태진 전청와대경호실 경리과장을 통해 신한은행과
동아투금에 입금, 관리돼온 셈이다.

비자금조성시기인 91~93년은 바로 6공이 정권 중후반기에 한국전력
원자력발전소발주 상무대이전사업 신도시건설 율곡사업 골프장내인가 등
굵직굵직한 특혜성사업에 열을 올릴 때이다.

신한은행과 동아투금에 들어있는 9백90억원도 이같은 대형사업을
벌이면서 6공이 관련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수천억원의 리베이트자금중
일부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전발주의혹은 총 1조7천5백억원에 이르는 월성원자력발전소
2,3,4호기공사와 관련, 6공이 공사말기인 92,93년에 집중적으로
리베이트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의혹은 안병화전한전사장이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로 발전했으나 6공고위층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지않아
축소수사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율곡사업은 차세대전투기사업등 총30조원에 이르는 군전력증강사업으로
6공말기인 92,93년 무기상들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아 비자금으로
조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투자액이 커야 수백억원의 비자금조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율곡사업이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창구일 가능성은 높다는 게
검찰주변의 분석이다.

91~92년 상무대이전공사는 공사를 맡은 청우건설 조기현회장이
2백27억원을 정치자금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이 시기는
신한은행에 4백85억원, 동아투금에 2백68억원이 입금된 시기와
맞아떨어지고 있다.

< 윤성민.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