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의 DNA에서 비만(ob)유전자가 결여된 경우 비만이 일어나는 것에
착안해 이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인 렙틴을 비만한 쥐에게 혈관주사한
결과 놀라운 속도로 모든 군살이 빠지는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전세계 비만환자에게 살을 뺄수있다는 희망을 준 미국 뉴욕주 록펠러
대학 분자유전학실험실의 제프리 프리드만 교수(41)는 따라서 "사람의
렙틴을 쥐에 투여해도 체중감소효과가 비슷해 렙틴을 이용한 비만치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비만한 쥐에게 렙틴을 2주간 투여해 30%가량의 체중감소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해 의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프리드만 교수는 그러나 "아직은 렙틴의 인체임상실험과 대량생산에
관해 연구할 점이 많아 상품화까지는 최소 4년정도 걸릴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렙틴은 호르몬이므로 먹어서는 소용이 없고 매일 주사해야
살이 빠지며 중단할 경우 다시 살이 찐다"고 말하고 "지나치지 않다면
투여량을 늘릴수록 살이 많이 빠지는데 이렇다할 부작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

렙틴은 성숙한 지방세포에서만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혈액에
지방이 많을 경우 혈중에 분비된 후 식욕조절기구인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감소시키고 신진대사에 변이를 줘 비만을 방지시킨다.

프리드만 교수는 "혈중렙틴이 많아도 비만이 올 수 있는데 이는
렙틴수용체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또하나 중요한 사실은
렙틴이 비만으로 인한 당뇨도 치유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드만 교수는 25~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리는 대한생화학회 및 대한분자생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초청강연을
하기위해 지난 22일 내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