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의 정치자금파문이 주식시장을 강타, 23일 종합주가지수는
976.39로 23.11포인트나 폭락했다.

이같은 하락폭은 지난 1월13일의 20.18포인트 하락이후 9개월만에 가장 큰
것이다.

이날 주식시장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실체가 확인됨에 따라 검찰의 수사가
자금규모와 조성경위등으로 확대돼 그 불똥이 경제계로 확산될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 전 업종이 고른 급락세를 보이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특히 노 전대통령과 사돈관계인 선경그룹 주식 대부분과 동방유량은
하한가를 면치못했다.

최근들어 매수우위를 보였던 기관투자가들도 일단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을
지켜보기로 하는 등 시장참여를 자제하는 뚜렸한 관망세를 보였다.

증권전문가들은 최근 한달새 고객예탁금이 4천억원이상 빠져나가고 평소
보다 많은 신용만기물량이 쏟아지는 약세국면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악재까지 겹쳐 주식시장에 미치는 후유증이 적지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기관화장세에 따른 ''우량주강세 대중주약세''현상으로 최근 주식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본격적인 회복장세에 진입하기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시중실세금리가 연 11%대 진입에 다가설 정도로 하향안정세를
보이는 등 시중자금사정이 풍부하고 경제의 기본요소도 여전히 좋아 이번
비자금 충격을 조만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이날 관망세를 보이던 투신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도 내일부터 매수 강도를
높여 싼값에 우량주식을 사들이는 기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