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일 민주당 박계동의원이 제기한 노태우 전대통령의 4천억원
비자금 보유의혹을 규명하기위해 신한은행의 차명계좌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홍구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본회의에 출석,"박의원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국민과 국회의 의혹을 해소하기위해 즉시 적법절차에 따른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면서 "조사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후 4당총무회담을 갖고 오는 23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홍재형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으로부터 조사내용을 보고받은뒤
미흡할 경우 국정조사권발동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이 사건을 대검중수부 수사2과(문영호검사)에 배당하고 은행
감독원등 관련기관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아 비자금계좌에 대한 정밀내사에
착수했다.

검찰고위관계자는 "아직까지 박의원의 발언외에 구체적인 범죄혐의가 포착
되지 않아 곧바로 수사에 나설수는 없지만 어떤 경로를 거치든 최종적으로
는 검찰이 나서야할 것으로 판단,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주)우일종합물류대표 하종욱씨(41)와 박의원을 참고인으로 소환,
발언의 경위와 금융권의 제보자가 누구인지등을 조사하는 방안도 고려중이
다.

제경원과 국세청은 검찰수사결과 실 소유주가 확인될 경우 세금탈루 여부
를 별도로 조사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에앞서 19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총리와 홍재형부총리겸 재정
경제원장관 안우만법무장관등이 참석한 가운데 심야대책회의를 갖고 빠른
시일내에 국민의 의혹을 해소키로 했다.

< 박정호.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