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나 화학공장등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화학반응 공정을 통해
재활용하는 기술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송형근.정연수박사팀은 1백도 정도의 폐열로
2백도 이상의 고압수증기를 만들어 활용하는 "화학반응 열펌프시스템"을
개발중으로 최근 단위공정 개발을 마무리 짓고 이를 시스템화 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세계적으로도 아직 상용화돼 있지 않은 화학반응 열펌프시스템은
흡열반응, 분리과정, 발열반응등 3개의 공정이 계속 반복하는 원리로 구성돼
있다.

버려지면 공해가 되는 폐열을 이같은 화학반응 공정을 이용, 1백도 정도
온도를 높여 재활용 할 수 있도록 하는것이다.

KIST연구팀은 지난 2년간의 연구끝에 최근 흡열반응과 분리과정을
한장치로 설계, 전체 크기를 줄이고 효율을 높일수 있도록 한 새로운
공정기술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공정 구조변경 과정에서 얻은 기술을 특허 출원했으며
화학반응시 사용하는 촉매에 대해서는 특허를 출원준비중이다.

내년 8월말까지 발열반응기의 효율을 높이는 한편 각 단위공정을
시스템화한 시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후 촉매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해 2000년까지 실용화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이 개발중인 화학반응 열펌프시스템은 화학공장등에서 배출되는
80도-1백도의 응축수를 흡열반응기 주변으로 흐르게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응축수가 갖고 있는 폐열을 흡열반응기내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흡열반응기내 온도가 폐열의 영향으로 상승하면 "이소프로파놀"이란
화학물질은 액체에서 기체로 변해 촉매와 화학반응하게 된다.

이 흡열 화학반응은 아세톤과 수소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반응후에도 반응하지 않은 이소프로파놀이 일부 남아있는 관계로
이를 아세톤및 수소와 분리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이소프로파놀은 걸러져서 흡열반응기로 되돌아가고 아세톤과 수소만
기체상태로 다음공정인 발열반응기에 투입된다.

발열반응기에서 아세톤과 수소가 반응, 1백50도-2백도의 열을 발생시킨다.

이열이 발열반응기 주변의 물을 끊여 고압수증기를 만들어 내는것이다.

발열반응기에서의 화학반응뒤에는 높은 온도의 고압수증기외에도
이소프로파놀이 만들어진다.

이 화학물은 다시 흡열반응기로 투입돼 지금까지의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어느 물질이든지 화학반응을 하면 열이 발생합니다"

정박사는 이같은 원리에 착안, 화학반응 열펌프 시스템을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상용화돼있는 기존의 폐열 재활용기술에 비해 적용할수 있는
폐열의 범위가 넓다는게 장점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화학반응이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갖가지 폐열의 온도에
맞는 화학반응을 찾아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화학반응시 얻어지는 에너지의 밀도가 기존 방식에 비해 훨씬 커
경제성이 높다.

화학반응이 빨리 이뤄지기 때문에 필요한 열을 신속히 얻을 수 있는
잇점도 있다.

지금까지 폐열을 재활용 하는데는 증기압축식과 흡수식 열펌프가 주로
쓰였다.

냉매의 증발과 응축을 이용하는 증기압축식은 냉장고의 작동원리를
적용한것.

온도를 평균 25도 밖에 못 올리고 냉매가 갖는 한계때문에 적용할 수있는
폐열이 많지 않다는게 문제.

국내 공장에서도 꽤 사용하고 있는 흡수식열펌프는 기체가 액체에 녹아
들어가면 열이 나오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다.

진공을 유지하고 고온의 열을 얻으려면 고압이 필요해 별도의 에너지가
요구되는 단점이 있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