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오는가] (1) '내리막 길' .. 원인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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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금리의 바닥점은 어디일까.
또 언제까지 이같은 하향기조가 이어질까.
금융권은 물론 기업이나 일반가계의 관심도 여기에 집중되고 있다.
금리전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수익은 크게
엇갈리게 된다.
개인들의 재테크에 대한 영향의 정도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전개될 금리의 흐름과 이에 대처하는 금융기관/기업/개인들의
움직임을 시리즈로 엮어본다.
=======================================================================
입사 16년째인 제일투자금융 김홍금융3팀장은 요즘 "입사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었지만 대기업을 상대하는
그로서는 이제 예금을 "세련되게" 거절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까닭이다.
"기업들은 연12.3-12.4%(3개월물기준)로 예금하려고 하나 이 정도로는
역마진입니다. 연12.1-12.2%에 예금을 받아야 겨우 본전일 정도"라는
김차장은 "차라리 금리예측이 서로 엇갈리던 시절이 장사하기에 편했다"고
말한다.
거꾸로 말하면 금리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이 점점 어렵다는 뜻이다.
최근들어 금융기관들이나 기업들의 금리예측은 대체로 일치한다.
금리가 앞으로 상당기간 하향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약간의 등락은 있겠지만 지금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일것"(김원태한국은행
자금담당이사)이라는 말이 대체로 주류를 이룬다.
회사채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한 실세금리가 일시적으로 11%대로 내려갈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12%전반대"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전망이 비슷하니 기업들은 좀체 돈을 구하려하지 않는다.
금리가 더 내려가면 쓴다는 생각이다.
찾아오는 고객을 맞기에 바쁘던 금융기관들은 돈을 굴릴데가 없어 고민
이다.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싸게라도 팔겠다는 "대출세일"을 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런 추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금융기관들 사이에선 이달 25일 4조원가까운 부가세납부때 금리가 일시적
으로 출렁일 가능성을 예고한다.
하지만 하향안정기조가 내년 1.4분기선까지는 갈 것이란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이같은 전망은 우선 시중자금 수급상황을 근거로 한다.
자본시장개방확대로 최근들어 주식투자자금등 외국자본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총통화(M2)증가율을 연말까지 16%범위내에서 운용,
10조원 가까운 자금을 풀기로 하는등 자금을 넉넉히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재정도 6조원이상 방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급이 어느때보다도 충분한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자금수요는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 92년초부터 상승세를 보여온 경기가 최근 정점을 지나 꺽이는 추세에
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없어졌다.
최대의 자금수요처(기업)에서 이제 돈이 필요치 않다는 얘기다.
"설비투자축소로 자금수요가 줄어든 기업들이 다시 자금을 필요로 하기
위해선 몇개월 지나야 합니다. 경기가 꺽이면 재고가 늘어나 운전자금이
필요하게 되나 어느정도 갭이 있어요. 지금 상황대로라면 아마 내년 상반기
까지는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S그룹 자금부장)
적어도 내년 1.4분기까지는 금리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시중자금을 채권쪽으로 몰고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통상 0.2%포인트 차이나던 5년만기와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최근들어
0.5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그만큼 장기채 수익률이 강세다.
실세금리가 장기적으로 더 떨어질 것이란 예측과 맥락을 같이한다.
금리의 하향안정화가 "대세"로 인식됨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우선 대출금리
를 인하했거나 곧 내릴 계획이다.
은행들이 신탁대출의 가산금리를 내리는 수준에서 고유계정의 기준금리
(프라임레이트)까지 내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은행뿐아니라 보험 신용금고등 제2금융권들도 금리를 적극 내리는 추세다.
저금리시대가 정착되면 금융기관과 기업 모두 자금운용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짧게" 가져가던 자금의 조달과 운용을 이젠 "길게" 가져가야
한다.
"최근같은 저금리 추세가 6개월만 이어진다면 우리 금융시장의 아킬레스건
이던 자금의 가수요와 가공급이 사라지고 자금을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운용
할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란게 기업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금융기법이 선진화되고 부동자금의 산업자금화가 쉬워지는등 금융산업이
한단계 "레벨업"될 날 도 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7일자).
또 언제까지 이같은 하향기조가 이어질까.
금융권은 물론 기업이나 일반가계의 관심도 여기에 집중되고 있다.
금리전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수익은 크게
엇갈리게 된다.
개인들의 재테크에 대한 영향의 정도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전개될 금리의 흐름과 이에 대처하는 금융기관/기업/개인들의
움직임을 시리즈로 엮어본다.
=======================================================================
입사 16년째인 제일투자금융 김홍금융3팀장은 요즘 "입사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었지만 대기업을 상대하는
그로서는 이제 예금을 "세련되게" 거절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까닭이다.
"기업들은 연12.3-12.4%(3개월물기준)로 예금하려고 하나 이 정도로는
역마진입니다. 연12.1-12.2%에 예금을 받아야 겨우 본전일 정도"라는
김차장은 "차라리 금리예측이 서로 엇갈리던 시절이 장사하기에 편했다"고
말한다.
거꾸로 말하면 금리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이 점점 어렵다는 뜻이다.
최근들어 금융기관들이나 기업들의 금리예측은 대체로 일치한다.
금리가 앞으로 상당기간 하향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약간의 등락은 있겠지만 지금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일것"(김원태한국은행
자금담당이사)이라는 말이 대체로 주류를 이룬다.
회사채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한 실세금리가 일시적으로 11%대로 내려갈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12%전반대"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전망이 비슷하니 기업들은 좀체 돈을 구하려하지 않는다.
금리가 더 내려가면 쓴다는 생각이다.
찾아오는 고객을 맞기에 바쁘던 금융기관들은 돈을 굴릴데가 없어 고민
이다.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싸게라도 팔겠다는 "대출세일"을 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런 추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금융기관들 사이에선 이달 25일 4조원가까운 부가세납부때 금리가 일시적
으로 출렁일 가능성을 예고한다.
하지만 하향안정기조가 내년 1.4분기선까지는 갈 것이란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이같은 전망은 우선 시중자금 수급상황을 근거로 한다.
자본시장개방확대로 최근들어 주식투자자금등 외국자본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총통화(M2)증가율을 연말까지 16%범위내에서 운용,
10조원 가까운 자금을 풀기로 하는등 자금을 넉넉히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재정도 6조원이상 방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급이 어느때보다도 충분한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자금수요는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 92년초부터 상승세를 보여온 경기가 최근 정점을 지나 꺽이는 추세에
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없어졌다.
최대의 자금수요처(기업)에서 이제 돈이 필요치 않다는 얘기다.
"설비투자축소로 자금수요가 줄어든 기업들이 다시 자금을 필요로 하기
위해선 몇개월 지나야 합니다. 경기가 꺽이면 재고가 늘어나 운전자금이
필요하게 되나 어느정도 갭이 있어요. 지금 상황대로라면 아마 내년 상반기
까지는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S그룹 자금부장)
적어도 내년 1.4분기까지는 금리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시중자금을 채권쪽으로 몰고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통상 0.2%포인트 차이나던 5년만기와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최근들어
0.5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그만큼 장기채 수익률이 강세다.
실세금리가 장기적으로 더 떨어질 것이란 예측과 맥락을 같이한다.
금리의 하향안정화가 "대세"로 인식됨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우선 대출금리
를 인하했거나 곧 내릴 계획이다.
은행들이 신탁대출의 가산금리를 내리는 수준에서 고유계정의 기준금리
(프라임레이트)까지 내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은행뿐아니라 보험 신용금고등 제2금융권들도 금리를 적극 내리는 추세다.
저금리시대가 정착되면 금융기관과 기업 모두 자금운용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지금까지 "짧게" 가져가던 자금의 조달과 운용을 이젠 "길게" 가져가야
한다.
"최근같은 저금리 추세가 6개월만 이어진다면 우리 금융시장의 아킬레스건
이던 자금의 가수요와 가공급이 사라지고 자금을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운용
할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란게 기업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금융기법이 선진화되고 부동자금의 산업자금화가 쉬워지는등 금융산업이
한단계 "레벨업"될 날 도 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