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천기와 반드시 순응해야
한다.
천기는 매일의 기상변화로서 기온 습도 기류 기압 강우 강설 등을 포함
한다.
옛사람들은 기후변화의 요소를 풍한서습조화라는 여섯가지로 요약했다.
이들이 인체에 정상적으로 작용하면 육기라 하며 육기가 사람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를 육음이라 한다.
생물기상학은 천기와 기후 등 기상요소와 생물체의 생리과정및 질병과의
관계를 연구 예측하는 학문이다.
이 새로운 종합과학은 수십년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가을 동안의 3개월은 만물이 성숙하고 초목은 시들며 사계절 중 양에서
음으로 바뀌는 때이다.
또 낮이 짧아지면서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게 된다.
황제내경에는 가을을 사람들이 모든 것을 평정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하여
용평이라고 했다.
여름에 느슨했던 천기의 흐름은 가을에 접어들어 급해지고 지기는 뚜렷
해진다.
가을은 뜻을 안정시키고 사람의 기분을 관대하게한다.
가을의 기인 신기는 모든 것을 안으로 거둬 들이는 수기를 길러 내뜻을
밖으로 내비치지 않고 폐기를 맑게 한다.
그것을 거스르면 폐가 손상되어 겨울에 설사성 질환에 걸리기 쉽다.
그렇게 되면 겨울의 작용인 담아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가을의 주된 기는 조로서 이를 방지하는 것이 건강에 긴요하다.
추조의 기는 따스함과 서늘함으로 나눌수 있다.
이는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체액도 감소시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이유로 호흡기에 필요한 수분이나 양분이 소모돼 기침이나 천식 등
호흡기계질환에 쉽게 걸리게 된다.
조한 증상이 계속되면 불면증이 생기게 되며 소화불량이나 심장기능저하
변비 등의 또다른 증상을 낳기도 한다.
가을은 과일이 풍부한 계절이지만 그성질이 모두 차갑거나 서늘한 것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먹으면 비장과 위장의 양기를 손상시킨다.
그러나 열대과일인 포도나 용안은 그렇지 않아 즐겨먹을 수 있다.
또 인삼차나 오미자 차등을 애용할 필요가 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더라도 일시에 옷을 두텁게 입지 말고 순차적으로
두텁게 입도록 한다.
"봄에는 옷을 두텁게 입고 가을엔 얇게 입으라"는 비유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