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유력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한국정부가 발표한 해외투자
자금의 현지조달 규제는 개혁을 후퇴시킨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이 중국등 아시아의 신흥경제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
는 개혁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으로 주장했다.

파이낸션타임스는 13일자에서 "한국의 후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최근 한국정부가 해외직접투자 자금조달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통해 재벌들의 고삐를 쥐려하고 있으나 이같은 조치는 장기적으로
대가를 치룰 것"으로 전망하고 "재벌의 해외투자 확장을 규제하는데는
성공할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미 시들해지기 시작한 한국 정부당국의 경제
개혁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조치는 불과 3년전에 완화된 외환규제를 부분적으로 부활시킨
것으로써 시대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이 신문은 지적하고 이는 또 "통제
경제정책을 시장경제정책으로 대체하겠다고 공언한 정부가 다시 간섭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민간관계의 역활관계와 관련, "자동차 전자 조선등 특정산업분야의
생산능력제고를 권하는 정책을 펴온 결과 산업계가 강력해져 점점 통제가
어렵게 된다.

반면 한국정부 자체는 뿌리깊은 관료주의로 취약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세계의 공업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상징으로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가입을 원하고 있으나 가입조건인 자본이동및 금융시장
자유화와 관련, 멈칫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개혁의 지연은 한국의 산업이 중국등 급속히 성장하는
아시아의 경쟁국보다 앞서 나가는데 큰 부담이 될 것이며 한국의 최근 정책
변화는 다른 나라들이 한국으로부터의 투자유치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것으로 의미할수도 있다"고 말하고 "투자유치국들은 한국으로부터의
투자유치에 대한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