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야드 복합가전단지 준공식에 참석키 위해 영국을 방문중인 김광호
삼성전자 부회장은 13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2000년까지
단지내에 반도체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부회장은 또 "멕시코(티후아나)에 이미 복합단지를 가동하고 있는데
이어 중국 동남아 브라질 등에도 가전단지를 건설중이거나 추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해외시장 공략은 복합 생산거점을 통한 현지생산.현지판매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부회장에게 삼성전자의 국내외 반도체사업등 경영현안과 향후 계획 등을
물어봤다.

-윈야드 복합단지가 착공한지 불과 10개월만에 완공됐습니다.

<>김광호부회장=우리도 믿기지 않을 만큼 빨리 진행된 건 전적으로 영국
정부의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우리를 돕기 위해 전담팀까지 구성했을 정도입니다.

투자유치 보조금을 신청하자 담당 관리가 직접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현금을 바로 전달해 주기도 했지요.

영국 정부는 총 투자액의 10%인 4천6백만파운드(약 5백6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윈야드단지는 이곳에 투자할 다른 외국 기업들에 하나의 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앞으로 생산 품목을 더 넓혀나갈 것이라던데.

<>김부회장=그렇습니다.

반도체공장도 이곳에 지을 계획이지요. 원래 착공 당시의 기본 계획에도
반영돼 있습니다.

최종 방침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늦어도 98년에 반도체공장을 착공해
2000년께부터 가동할 생각입니다.

-굳이 영국에 대규모 복합단지를 세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부회장=영국이 유럽대륙의 전초기지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철저한 현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영국은 이같은 현지화를 위해서도 금융 세제 등 모든 분야에서 아주
매력적인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현지화를 위해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십니까.

<>김부회장=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부문에 걸쳐 본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시켜 운영할 생각입니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을 현지업체들로부터 조달하는 건
물론이고요.

핵심 부품은 국내 협력업체를 동반 진출시켜 해결할 계획입니다.

-국내 반도체사업 여건은 어떻습니까.

<>김부회장=부지 확보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수도권에 반도체공장 부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국내 반도체3사가 공동으로
정부에 요청할 계획입니다.

-미국 반도체 공장설립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김부회장=그렇습니다.

내주중 공식 발표하겠지만 투자지역은 텍사스주의 오스틴으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대규모 해외투자 사업에 대해선 일정 비율의 자기자본을 의무적으로 갖고
나가야 한다는 정부 지침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김부회장=현재로선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물론 기업하는 사람쪽에선 이런 규제는 없는 게 좋지요.

어쨌든 정부가 나름대로 판단해서 내린 결정인만큼 수용하지 않을 도리는
없습니다.

정부 조치로 부문별한 해외투자는 억제되는 효과도 있을 수 있겠지요.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경영전략과 사업구조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김부회장=약한 것은 강하게,강한 것은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입니다.

반도체는 강한 부분입니다.

2000년까지 D램 분야에서 확고한 세계 1위를 굳힐 계획입니다.

관련 유망사업으로의 수평적 다각화도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아직 체계적인 투자를 않고는 있지만 영화 음반 등 이른바 컨텐츠
(contents)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당장 주력할 분야로는 가전부문의 디자인을 꼽고 있지요.

-가전부문은 과거 큰 적자를 냈다고 하는데 요즘은...

<>김부회장=예전엔 가전부문이 내수에서 벌어다 수출의 적자를 메우는
구조였습니다.

그래도 적자를 면치는 못했지요.

그러나 올해부턴 내수는 물론 수출부문에서도 확실히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수출과 내수분야에서 각각 독립채산제의 영업구조가
정착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이 최소한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사업을 전자에서 내는 이익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김부회장=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반도체사업에서 돈을 많이 번다지만 현금이 손에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번 돈이상으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설령 전자부문에서 내는 이익을 자동차사업에 지원하는데 돌려 쓴다 쳐도
어디 투자자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국세청보다 먼저 문제를 삼을 게 뻔합니다.

-올해 삼성전자.전관.전기 등 전자소그룹의 영업실적이 좋아 연말
정기인사때 대규모 발탁인사가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김부회장=발탁인사는 매년 있어온 것입니다.

영업실적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승진 규모는 예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봅니다.

< 대담 = 이의철 기자 (영 티사이드)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