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엔화약세기조에 힘입어 자동차등 일본업체들이 자사제품 수출가격
을 인하하기 시작,국내업계의 수출이 급격히 위축될것으로 우려되고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최대 자동차업체인 토요타는 달러당 80엔대
까지 올라갔던 엔화값이 1백엔대로 회복되면서 소형차종인 터셀(1천3백-1
천5백cc)의 수출가를 5% 인하했다.

혼다도 수출주력차종인 시빅(1천5백-1천8백cc)을 토요타와 같은 수준인
5% 내렸다.

닛산 미쓰비시등 다른 일본업체들도 수출가 인하대열에 곧 나설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은 엔고의 영향으로 수출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
94년이후 15%가량 차값을 올려 가격경쟁력이 약화됐었다.

이들 업체들은 엔화가 1백엔대선에서 안정을 보일 경우 최대시장인 북미
와 아시아지역에서도 판매가 인하를 곧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기아 대우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일본의 수출가 인하효과가 현재는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나 연말께면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현대의 액센트 아반떼 기아의 세피아대우의 씨에로등 주력차종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국내업체들은 연초에 엔화환율을 90엔대 수준으로 잡고 수출계획
을 마련한 상태여서 엔화가 1백엔대선에 머물 경우 공급부족상태인 반도체
를 제외한 일반 가전제품등에도 영향을 받을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관계자는 "액센트의 경우 현재 수출출고적체가 2개월이나
밀려있는 상태여서 당장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연말께부터 일본차
가격인하로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측은 "배기량 1천5백 이하 소형차의 경우 국내업체들 대부분이
적자상태에서 수출하고 있어 일본업체에 대응해 수출가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업체들은 지난94년부터 엔고의 영향으로 수출가격을 15%가량 인상했
었다.

이에따라 한국업체들의 자동차수출물량은 올들어 지난9월까지 77만여대로
작년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63%나 늘어났다.

<이성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