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전국광케이블 자가망구축과 관련 망구축공사 수주권을
따낸 중소 통신공사업체들과 국산 광케이블사용여부를 놓고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의 경부선 대전-구미간, 호남선
서대전-정읍간 총연장 2백Km에 달하는 광케이블망구축에 대한 공사수주권을
경쟁입찰을 통해 턴키베이스로 따낸 창흥통신 한통엔지니어링 대원통신
진호통신등 4개중소 통신공사업체들은 도공이 국제시세보다 비싼
국산광케이블을 구매토록 하는데 대해 강력히 반발, 감사원에 진정서를
제출하는등 말썽이 일고 있다.

4개통신공사 업체들은 "공사수주후 삼성전자 LG전선 대우통신 대한전선
등 4개 광케이블제조회사들에 견적을 요청한 결과 국제가격의 2배에 달하는
단가와 제조회사사정에 따른 납품기일등의 조건에 따라 도저히 국산을 쓸수
없는 형편에 이르러 외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4개통신공사업체들은 여러차례 국내 광케이블 회사들과 접촉, 가격인하를
요청했으나 전혀 반응이 없어 지난 7월 국내 4개사 제시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금액과 도공의 광케이블 규격을 만족하는 미국 AT&T사와 구매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도로공사 광케이블망 구축에 국내업체들이 제시한 광케이블 가격은
36C-(A)JF품명의 경우 인치당 1만6천9백40원-1만8천6백30원대인데 비해 미국
AT&T사는 절반정도인 8천7백15원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측은 이에대해 "33개업체가 참여한 입찰당시 현장설명에서
국산광케이블사용을 전제조건으로 했고 설계자체가 국산제품으로 돼 있기
때문에 외산사용을 절대 허용할 수없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 업체들에게 외산사용을 허락할 경우 입찰에서 탈락한 29개업체들이
"4개업체에만 특혜제공"이라는 이의제기의 소지가 있는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있다는 설명이다.

4개공사업체들은 그러나 이번 입찰에서 외산 광케이블사용의 불가를
규정한 어떠한 공식화된 문서도 없다며 도로공사측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국내 광케이블제조회사들이 가격을 내려줄 경우 한국통신과
같은 다른 대량소요기관에 납품할 때 단가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광케이블회사들의 입장을 도로공사가 감안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조만간 이문제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