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이봉구특파원]반도체의 기초원료인 다결정 실리콘의 세계재고량이
96년 후반이면 고갈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니흔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PC붐을 배경으로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전개
하는데 따라 일본의 도쿠야마를 비롯한 구미의 유력한 실리콘제조업체들
은 일제히 공장신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증산이 궤도에 오르는 것은 97년
이후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리콘은 96년에 반도체업체들의 수요가 공급능력을 초과,약2천t수
준인 현 재고량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리코부족이 확대될 경우 PC시장의 확대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
라 원료조달능력차이에 따라 전세계 반도체 회사들의 세력판도도 변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쿠야마 등 실리콘제조업체와 반도체업체들에 따르면 금년도 다결정
실리콘의 세계수요는 전년대비 약 20% 증가한 1만3천t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지만 생산량은 1만2천t 전후에 그쳐 1천t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내년은 일본의 NEC 도시바,한국의 삼성전자,대만의 남아과기 등
의 반도체 증산계획이 집중돼 있어 수요는 적어도 1만5천t으로 늘어날 것
이나 생산량은 1만3천톤 정도로 부족분은 2천t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수요급증에 대응해 세계 최대의 실리콘업체인 미국의 햄록세미콘덕터사나
일본 최대의 도쿠야마사 등은 올해부터 일제히 공장신설에 돌입해 있다.

그러나 공장 착공부터 가동까지 1년 또는 1년반 정도 걸리는 반도체와는
달리 다결정실리콘 공장 건설에는 약 2년이 걸리기 때문에 96년중에 대폭
적인 공급증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2천톤 미만의 제품재고를 해결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으
며 97년에는 그 재고도 더욱 떨어져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후지쓰 등 반도체업체들은 웨이퍼를 비롯,실리콘제품의 확보가 증산의 관
건이라고 보고 조달체제강화를 서두르고 있지만 제2위의 실리콘제조업체인
독일의 바카게미트로니크사 등은 오히려 내년부터 대일 공급량을 대폭 삭감
할 것을 통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10개사 정도밖에 없는 실리콘 제조업체가 앞으로
공급자로서의 지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어서 실리콘회사가 없는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견해가 나돌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