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카이탁 국제공항에서 서남쪽방향으로 10분 거리의 구룡반도의
중심지에는 홍콩 컬츄어센터(향항문화중심)가 자리잡고있다.

이센터의 그랜드 시어터(대극원)에서는 지난6월부터 명 가극
"오페라의 유령"이 장기 공연되고있다.

750홍콩달러(한화약7만5천원)에 달하는 입장료에도 불구, 공연이
시작되는 밤 8시 15분이 되면 홍콩거주민이 아니라 일본 중국등
아시아지역의 뮤지컬팬들이 몰려들어 2천여석의 좌석을 꽉메운다.

국내에도 도입되려다가 찬반논란끝에 공연이 무산된 "오페라의 유령"은
홍콩에서 원래 8월말 끝내기로 되어있다가 오는 10월3일까지 한달간
연장 공연할만큼 큰 인기를 모으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공연을 보기위한 간광투어까지 생길정도이다.

"캐츠" "레미제라블"등으로 20세기 뮤지컬이 황제라 불리고있는
로이드 웨버의 또 다른 성공작인 "오페라의 유령"공연은 로스엔젤레스
멜버른 토론토, 싱가포르등 세계 유명도시를 순회하다가 마지막으로
홍콩에 도착, 이처럼 마지막 성공을 이끌고있는 것.

"오페라의 유령"은 19세기 파리오페라극장을 무대로 전설처럼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프랑스 추리작가 가스통 러루의
원작을 웨버가 뮤지컬로 만든 것. 86년 런던에서 초연됐다.

오페라극장에 유령이 나온다는 소식이 퍼지는데 알고보니 이는 미모의
전속여가수를 사랑하는 한사내가 저지른 임이 밝혀진다.

이유령은 여가수 크리스틴을 대스타로 만드나 끝내 못이룰 사랑임을
알고 쓸쓸히 사라진다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

오페라의 유령은 가공할만한 무대설치와 출연자들의 완벽할만한 가성등
음악극의 모든 요소들을 갖추고있는 점이 특징. 무대장비만 17대분의
트럭이 동원됐다고 한다.

공연 중간중간마다 갑자기 주인공이 사라진다든가 3층높이 천장에서
샹들리에가 떨어진다든지, 인형이 살아나온다는등 각종 첨단기법으로
관객을 깜짝깜짝 놀라게하면서 거의 두시간동안 꼼짝 못하게했다.

특히 흉칙한 얼굴을 흰 라텍스가면으로 막으면서 흐느끼듯이 노래를
부르는 "유령"피터 캐리의 가성과 연기가 무대를 더욱 인상적으로
만들었다.

"오페라의 유령"공연은 결국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뮤지컬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바를 던져줬다.

이공연은 필립모리스사가 후원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