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터 그라스외 저 고려원간 7천원)

20세기 독일문학사를 빛낸 대표작가들의 단편선.

29년 "부텐부르크 일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독일문단의 거장 토머스
만, 전쟁에 대한 책임있는 성찰을 요구하는 "양철북"의 작가 귄터 그라스,
동독의 정신적 기반을 다지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크리스티안 볼프등
동서독을 망라한 27명의 작품이 실렸다.

독일의 얼룩진 현대사를 반영하듯 전쟁과 죽음, 슬픔과 따뜻함, 광기와
휴머니즘이 뒤섞인 이들 작품은 형식면에서도 파격적인 것이 많다.

특히 2차례의 전쟁도발과 패전,비인간적인 학살의 시대를 거치면서
파시즘의 악덕을 폭로하고 인간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그러나 행간마다 독특한 유머가 스며있어 "독일인은 웃음에 인색하다"는
말을 무색케 한다.

주의깊은 독자들은 요란하지 않으면서 프랑스나 영국의 유머와는 다른
재미를 발견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