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7일자 한국경제신문 5면에 "한전 여름 전기장사 부진"이라는
5단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렸다.

작년 여름에는 전력 예비율이 5%였으나 올 여름에는 10%선을 유지하여
수익면에서 짭짤하지 못한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날씨가 무덥지 않았기 때문이며 겨우 9% 증가에 그치는 부진한
실적이라는 내용이었다.

말하자면 수익측면에서 기사를 다루고 있었다.

기사를 어느 측면에서 다루느냐는 신문사의 자유이겠지만 발전소 직원의
한사람으로서 몹시 씁쓸함을 느꼈다.

공익사업이 어디 짭짤한 수입만을 위한 것인지.한전이 앞장서서 절전
캠페인을 벌이는 마당에 "장사"운운하는 것이 타당한 표현인지 묻고 싶다.

실제로 지난 8월14일부터 18일까지 전체 전력인은 긴장된채 근무를 했다.

행여 일순간의 정전으로 제한송전이나 되지 않을까 하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8월17일의 경우 예비율이 5.7%까지 내려가 전국 발전소중 어느한곳만이라도
발전에 차질을 빚을 경우에는 곧 대용량의 공장, 사무실등은 부득이하게
전력공급을 제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한여름 대기 온도가 36도를 웃도는 날씨에 전력공급이 안된다는 것은 상상
하기도 싫은 일이다.

이러한 사태를 예방하고자 전력공급예비율을 12%로 설정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짭짤치 못한 장사를 하기위함이 아니다.

외국의 경우 전력공급예비율을 20% 내외로 설정, 운영하고 있음을 참고하기
바란다.

임대근 < 서울 개포동 주공아파트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