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마빈 <쌍용증권 이사>

한국증시에 대해 단정적으로 "이거다 혹은 저거다"라고 말할 시기가
아니다.

현재 설비투자둔화에 대한 어떤 분명한 조짐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통산산업부가 실시한 2백대 제조기업들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하반기 설비투자가 52%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뿐만아니라 국내 제조업분야에 있어 산업기계류생산수주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공장설비기계류의 수출도 늘어나고있다.

기계류수입계약은 지난 6,7월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기계류수입을위해 유용가능한 수입자금이 감소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시는 무역수지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무역수지적자가 꾸준히 줄어들지 않는한 안정적인 증시회복이 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무역수지균형의 핵심은 설비투자이다.

국내 설비투자가 증가하면 일본으로부터의 자본재수입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무역수지가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되기때문이다.

한편 엔화약세는 한국의 전반적인 수출증가세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업자들이 올초 엔강세일때 수출가격을 높히지 않았기에
앞으로 수출가격을 낮추지도 않을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대다수 한국의 수출업자들은 수출단가를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내릴수도 있다.

하지만 내년 선진국들의 수입증가둔화로 한국자본수요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고 따라서 한국의 제품수출도 둔화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국내 설비투자의 급격한 둔화는 수입증가를 둔화시키고
무역수지가 상당히 호전될 것으로 본다.

이에따라 한국증시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반면 과도한 설비투자증가는 무역수지적자를 더욱 확대할수 있고 최근의
주가상승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많은 경제학자,경제분석가들과 언론매체는 엔강세가 한국의 수출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과대포장했기 때문에 최근의 엔약세의
부정적인 영향도 과대평가됐다.

이에따라 수출중심의 제조업주가 고역을 치렀다.

또한 내년의 수출증가둔화도 매출증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는 반대로 내수중심의 제조업주는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지속될 것으로 본다.

지난 활황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특별소비세와소득세감소,사회간접시설투자증가도 내수업을 자극할 것이다.

각종 규제완화로 은행과 보험업의 영업환경도 개선될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건설업 소매업 은행 보험업이 호조를 띨 것으로 본다.

한국증시에서 이들 종목이 가장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