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라운드 최종홀에서의 버디로 극적인 동률선두 부상. 그리고 같은
홀에서 벌어진 연장 첫홀에서 다시 버디.최상호(41.남서울CC.엘로드)가
그의 골프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역전우승을 거두었다.

몇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골프드라마속에 최상호는 그만의 집념으로
금년 무승의 긴 터널을 벗어났다.

4라운드합계 스코어는 11언더파 277타였고 이날 스코어는 버디6에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였다.

그의 이번 우승은 공식대회 통산 42승째이며 85,93년에 이어
신한동해오픈만 3승째이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

<>.실로 기막힌 승부였다.

24일 한성CC서남코스(파72)에서 벌어진 제15회 신한동해오픈 최종일경기
에서 최상호는 후반 9홀에서 보기없이 버디4개를 잡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며 연장돌입에 성공했다.

9번홀까지 최는 선두 마이크 채터(미국)에 4타 뒤져 "우승까지는 너무
멀다"는 느낌이 짙었었다.

최는 18번홀(파4.379m)에서 120m,9번아이언샷을 홀컵 70 에 붙였다.

이번대회 베스트샷으로 볼만한 회심의 일타였다.

그의 18번홀 버디는 채터와 이날 4언더파 68타(버디만 4개)를 친 최경주
(26.반도골프)등 3명연장전을 의미했다.

지난해 매경오픈 2위의 채터는 이날 버디4(전반에만 3개)에 보기1개로
69타를 쳤다.

다시 18번홀에서 벌어진 연장 첫홀경기에서 3명은 모두 티샷을 페어웨이
에 안착시켰다.

이때 채터는 아이언으로 티샷했다.

그러나 채터의 세컨드샷은 그린우측 벙커에 빠졌고 3온이 고작이었다.

최상호는 110m거리에서 피칭웨지로 쳤다.

볼은 조금전 버디때와 마찬가지로 홀컵 바로 직전 옆에 떨어지며 이번엔
1.2m로 붙었다.

최경주는 약 3m버디 찬스.그러나 최경주의 버디퍼트는 홀컵을 스쳤고
남은건 최상호의 버디뿐이었다.

그 버디퍼트가 떨어지는 순간 최상호는 "금년시즌의 모든 회한"이 씻겨져
내려갔다.

2등만 3번했고 몇홀을 남기고 역전패했던 아쉬움.그 모든 것들이 72,73번
째홀의 "버디-버디"로 77년프로입문이후 가장 값진 우승과 연결됐다.

<>.최상호는 이날 "우승의 집념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하는 골프를 쳤다.

전반9홀은 버디2에 보기2로 이븐이었고 중간 합계는 7언더파로 선두권과
4타차. 그러나 최는 12,13번홀 버디에 이어 파3홀인 16번홀(남코스 7번홀,
166m)에서 내리막 6m버디를 넣으며 흐름을 살렸다.

72번째홀에서 채터의 6m버디퍼트가 홀컵에 못미치자 최의 얼굴에는 보일락
말락한 미소가 떠올랐다.

"연장이다"라는 안도감과 우승이 보이는듯한 미소였다.

최는 이번우승으로 금년상금만 1억7,900만원이 되며 그가 91년에 기록한
역대최고상금액 1억6,000만원을 경신했다.

이번 우승은 "역시 최상호는 한국골프의 최고스타"임을 경기내용으로
입증한 쾌거였다.

< 김흥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