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사랑이야기가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울려퍼졌다.

글로리아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이 광복50주년과 한일수교 30주년을
기념, 15~16일 저녁 소화여대 히토미홀 무대에 올린 오페라 "춘향전"이
바로 그 작품.

이번 공연의 경우 일본의 경제인 문화예술인 학생과 재일교포, 각국
주일대사등이 2,230석을 가득 메웠을뿐만 아니라 한국오페라의 첫
일본공연이라는 점에서 현지 언론들의 관심도 상당히 높았다.

곡을 쓴 장일남씨가 도쿄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연출은
장수동씨, 안무와 무용은 김매자씨와 그가 이끄는 창무회가 맡았다.

춘향역은 소프라노 박미혜 박수정씨,이도령역은 테너 임정근 김영환씨,
월매역은 메조소프라노 김청자씨가 맡아 열연했다.

공연은 화려한 군무로 시작됐으며 사랑과 이별의 슬픈 이야기가
이어질 때는 군데군데 눈물짓는 관객들도 있었다.

가사를 일본어로 번역,자막으로 보여줘 일본인들의 이해를 도왔다.

공연을 관람한 김태지주일대사는 "우리의 전통 고전문화를 일본인들에게
보여주게 돼 기쁘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일본인들이 한국문화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페라연출가인 정전방명씨는 "민속무용과 사랑이야기를 한국적으로
잘 소화했다"면서 "한국가수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평했다.

미쓰이(삼정)물산과 공동으로 지난해 5월부터 이공연을 준비한
양수화단장은 "광복50주년의 뜻깊은 해에 일본음악계에 우리 오페라를
소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이번 공연에 대한 일본인들의 호응을
바탕으로 우리 오페라가 세계로 뻗어나갈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91년2월에 창단돼 그동안 푸치니"투란도트"
베르디"리골레토"등을 공연했다.

오는 30일~10월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지는 한국창작
오페라축제 무대에 장일남의 "원효"를 올린다.

< 도쿄 = 홍영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