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드러매틱한 피니시. 그런 드라마가
제1회제일모직로즈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최종홀에서 만들어졌다.

18일 88CC서코스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일경기의 주인공들은 마지막조
에서 함께 친 베시 킹(40.미국)과 히고 가오리(26.일본), 그리고
리 웬리(30.대만).

이들은 대회기간 내내의 53홀까지의 경기를 무위로 돌리고 마지막
54번째홀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론은 리 웬린의 최종홀 버디 우승(3라운드합계 3언더파 213타)인데
그 과정이 아주 재미있다. 다음은 선수별 상황중계.

<> 리 웬린 = 지난 90년 제1회서울여자오픈 우승자인 리 웬린은
16회홀까지 합계 1언더파로 선두 베시킹과 2타차.

그러나 골프는 순식간에 변하는 법.

서비스 파4홀격인 17번홀(289m)에서 리 웬린은 4m 버디를 넣었고
베시 킹은 그린미스로 3온2퍼트 보기. 삽시간에 리 웬린은 공동 선두가
됐다.

18번홀에서 리 웬린의 서드샷은 핀과 약 3.5m거리고 3명중 가장 멀었다.

그러나 간츤 버디찬스라면 먼저치는 선수가 유리한 법.

리 웬린의 신중한 버디퍼트는 홀컵으로 떨어졌다.

마지막 두홀에서의 연속버디. 이날 이븐파 72타(버디3, 보기3)로
마감한 리 웬린은 나머지 두 선수의 버디퍼트를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 베시 킹 = 미여자골프의 여왕 베시 킹은 최종 18번홀(파5.487m)에서
기막힌 "백스핀 샌드웨지샷"을 보여주었다.

17번홀까지 3명은 공히 합계 2언더파로 동률 선두.

이 상황에서 베시 킹이 약 50m거리에서 친 웨지샷(서드 샷)은 핀을
향해 날며 홀컵을 약2m가량 오버했다.

그나 그 볼은 앞으로 두번을 튀더니 그대로 백스핀을 먹고 홀컵쪽으로
쭉 빨려 내려 왔다.

거의 백스핀으로 홀인될만한 구질. 그러나 볼은 홀컵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내려갔다.

관중들로 부터는 진한 아쉬움의 탄성이 터졌다.

베시 킹의 백스핀은 내리막을 타기는 했지만 무려 3m이상을 뒤로 구른
이번대회 "하이라이트 샷''.

홀컵까지 되돌아 와야하는 거리는 1.2m로 그래도 완벽한 버디찬스는
찬스였다.

아쉽게도 베시 킹은 그 버디를 실패, 이날 74타(버디2, 보기4)에 합계
2언더파 214타로 공동 2위에 그쳤다.


<> 히고 가오리 = 전날까지 단 한개의 보기만을 범했던 가오리는 이날
핀을 공격하며 기복많은 경기를 벌였다.

버디를 4개나 잡았으나 보기가 5개.

금년 일본상금랭킹2위의 가오리는 16번홀에서 마지막 3m버디로 2언더가
돼 역시 공동선두로 18번홀로 들어섰다.

가오리의 버디퍼트는 2.5m. 그러나 그녀의 버디퍼트역시 리 웬린의
버디성공후 힘을 잃었다.

2퍼트로 파였고 베시 킹의 짧은 버디퍼트도 홀컵을 스쳤다.


[[ 최종 전적 ]]

순위 선 수 전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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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웬린(대만) -3 213(70.71.72)
2 베시 킹(미) -2 214(71.69.74)
히고 가오리(일) (69.72.73)
4 정일미 이븐 216(68.76.72)
심의영 (69.76.71)
6 원재숙 +1 217(73.76.68)
7 김미현(A) +2 218(72.77.69)
송채은 (69.74.75)
헬렌알프레드슨 (71.77.70)
(스웨덴)
오은미 (70.75.73)
이은화 (73.73.72)
김형임 (71.74.73)
강수연(A) (75.71.72)
15 고우순 +4 220(71.77.72)
펄신(미) (73.72.75)
한희원(A) (72.73.75)

* A는 아마추어.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