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시에 홍콩자본으로 세워진 가림미식중심이라는
음식점은 연일 북새통이다.

손님이 너무 많아 예약은 받지 않는다.

밤10시가 지나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길건너편까지 줄이 늘어설 정도다.

음식이 맛있어서가 아니다.

젊고 예븐 러시아아가씨 10여명이 손님접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블라디보스토크 어업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중국관련기관에 3개월
연수과정으로 들어왔지만 이레스토랑에 취직, 일하고 있다.

손님들에게 평판이 좋아 그녀들은 배달 5백인민폐(한화 5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러시아 대통령의 월수입과 비슷하다"며 만족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로 일하고 있는 러시아여성들은 현재 목단강시 만해도 5백명을
넘어서고 있다.

러시아인뿐만 아니다.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베트남 라오스 태국등지에서도 중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오는 노동자들의 수가 해마다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들어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국민소득향상으로 중국에서 일하는
것이 자국내 수입보다 수십배이상에 달하기 때문이다.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 들이 보다 높은 보수를 위해 한국등지로 빠져나가
생긴 노동력의 공백을 이들이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노동자중엔 러시아인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흑룡강성 손현의 도로공사엔 1백여명의 러시아남성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 중국노동자들 보다 교육수준및 기술이 월등히 높다.

그런데도 중국노동자들보다 월급이 20%이상 낮다.

이들은 근무규율을 엄수하며 중국인 공사감독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고
있다.

이들의 이같은 자세는 다른 중국노동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어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라오스 태국등으로부터 온 사람들은 거의 관광비자로 입국해 허가
없이 국경지대에서 일하고 있다.

그중엔 여권마저 가지고 있지 않은 노동자들도 있다.

중국 남부의 운남성, 광서장족자치구의 국경지대 도시엔 이러한 노동자들이
마을을 이루고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이들중 젊은 여성들은 음식업이나 레저산업의 손님접대일에, 남성들은
건축현장이나 운송업등에서 일을 하는게 일반적이다.

이들의 숫자가 해마다 늘다보니 월급을 둘러싼 분쟁,매출,마약밀수,암거래
등 범죄도 발생한다.

중국정부는 이같은 사회문제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외국인들의 입국,체재,
거류기간등에 대한 규제규정을 공표하고 위반자에대해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제도 한시적이며 실효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외국노동자들이 국유(국영)기업에까지 취직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이들 노동자들은 주로 향진(농촌)기업이나 중소기업에 취직했었으나 지금은
대기업이나 국유기업에 취직하고 있다.

무역,대외교섭,해외시장개발을 위해 그들을 고용하면 이점이 많고 또
기업이미지향상에도 관계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기업이 많다.

개혁개방이 지속되는한 앞으로도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중국진출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 북경=최필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