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소재를 현대감각에 맞게 각색한 가족용 연극 2편이 무대에 올라
관심을 끌고있다.

극단연희단거리패의 "산너머개똥아"(정동숙연출, 24일까지 북촌창우
극장)와 극단수레무대의 "시집가는 날"(김태용연출, 10월15일까지
동숭스튜디오씨어터)가 온가족이 함께 볼수있는 연극들이다.

94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된 "산너머개똥아"는 전통인형극
꼭두각시놀이를 오늘의 문화양식으로 재구성한 작품.

쉬운 이야기구조위에 탈놀이 꼭두놀이 뒷탈춤 사물놀이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 점이 돋보인다.

극의 모티브는 지식인 박첨지가 세상을 유람하면서 보고 느낀 애환
가득한 서민들의 삶이다.

고달픈 생활속에서도 포기하지않고 자신들을 구원할 개똥이를 기다리는
이들의 희망을 흥겨운 우리가락과 춤, 구수한 재담으로 풀어가고 있다.

"문제적인간 연산" "오구" 등에서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던
정동숙씨가 극 연출과 함께 개똥이역을 맡아 다재다능한 끼를 선보인다.

우리극연구소및 연희단거리패가 대학로에서 서울 종로구 원서동
북촌창우극장으로 사무실을 옮긴후 처음 무대에 올리는 공연이다.

문의 763-1268

오영진원작의 "시집가는 날"은 수없이 무대에 오른 대표적인 전통소재의
극으로 위선가득한 인간상을 특유의 해학으로 비판하고 있다.

줄거리는 명문대가 김판서댁과의 사돈을 맺기로 약속하고 뛸듯이
기뻐하는 김진사는 얼마뒤 신랑될 사람이 절름발이라는 소문을 듣고
기겁하며 결국 자신의 딸대신 몸종을 신부로 위장해 결혼시키는 내용.

동국대 연극영화학과와 서울예전 연극과 출신이 모여 창단한 극단수레
무대가 93년 "스카펭의 간계"(몰리에르작)이어 2번째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

지난3월 부산 경성대공연을 시작으로 5차례에 걸친 지방공연을 통해
연기력을 쌓아왔다.

젊은 연극인으로 구성된 극단답게 연극계에 만연하는 스타시스템을
비판하는 수레무대가 원숙미대신 보여주는 무대위에서의 패기와 열정이
돋보이는 공연이다.

문의 741-3391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