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투르니에저 민음사간 6천5백원 )

현대 프랑스문단의 거목이자 아카데미콩쿠르의 종신회원인 저자가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새롭게 뒤집어 쓴 소설.

그는 67년 발표한 이작품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받았다.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가 작품속의 원주민 청년 방드르디(프라이데이)를
있으나마나한 존재로 취급한것과 달리 이소설에는 방드르디가 로빈슨을
가르치고 자연과 원시성이 문명을 극복하는 것으로 설정돼있다.

원전이 산업사회의 탄생을 상징하는 소설이라면 이작품은 그사회의
추진력이 되는 사상의 붕괴를 신화적 상상력으로 접목시킨것.

결말도 로빈슨이 구조되는 것이 아니라 섬에 남는 것으로 돼있다.

저자는 "로빈슨이 자신의 의도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가를 깨닫는
과정을 통해 그의 내부가 잠식되면서 방드르디에 의해 모든 것이 다
무너지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다"며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언어와 종교
예술 유희등을 만들어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