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대목을 맞은 극장가에 한국영화와 외화대작간의 관객끌기 경쟁이
치열하다.

2-9일 개봉되는 영화는 작품성보다 주연배우의 이름값을 앞세운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한국.홍콩.미국 스타군단의 "별들의 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추석대목을 겨냥한 한국영화는 손숙 정선경 하유미 정보석등이
대거 등장하는 "개같은 날의 오후"와 안성기 지수원 이혜영 주연의
"헤어드레서", 최재성 김규철 강문영의 "도둑과 시인", 최민수 심은하
콤비의 "아찌 아빠"등 4편.

여기에 성룡의 "썬더볼트", 왕가위감독의 "중경삼림"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 "워터월드" "크림슨 타이드" "나인먼스" "지킬박사와 미스하이드"
등이 가세한다.

방화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개같은 날의 오후".

신예 이민용감독이 연출한 이영화는 한두명의 간판배우에 의존하던
제작방식에서 탈피, 주연급 배우들을 10여명이나 기용해 "주연파괴"
바람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이다.

남성의 폭력과 권위주의에 억눌린 여성들이 집단으로 항거하는 내용을
담은 코미디물.

"헤어드레서"는 안성기의 가위춤 연기와 독특한 말총머리가 눈길을
끄는 블랙코미디.

보잘것없던 개 미용사가 프랑스유학파의 일급 헤어디자이너로 포장되는
과정을 통해 현대사회의 허위의식과 상업주의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도둑과 시인"은 인생에 있어 만남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 작품.

어느날밤 자살하기 위해 건물옥상에 오른 시인과 먹고살기위해
빌딩에 침입한 도둑이 맞닥뜨린다.

최재성은 금고털이 시절 만났던 소녀 강문영과 함께 빌딩을 뒤지는
밤손님으로 변신, 강렬한 몸짓연기를 보여준다.

"아찌 아빠"는 터프가이 최민수가 30대후반의 노총각 형사역을 맡아
반항심 강한 소녀 심은하와 사랑을 이뤄가는 내용.

신승수감독이 연출했다.

성룡의 "썬더볼트"는 할리우드식 액션을 적용한 홍콩영화.

자동차경주장을 배경으로 범죄조직과 카레이서의 대결을 박진감 있게
그렸다.

"중경삼림"은 홍콩영화의 자존심 왕가위감독이 임청하 금성무 양조위
왕정문을 등장시켜 빚어낸 신세대 영상걸작.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췄다.

"워터월드"는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오락영화.

사상최대 제작비(약2억달러)가 투입돼 화제를 모았다.

지구가 물에 잠긴 상황에서 마른 땅을 찾는 사람들의 생존전략을
화려한 액션으로 보여준다.

"크림슨 타이드"는 핵잠수함의 젊은 부함장 덴젤 워싱턴과 노회한
함장 진 해크만의 파워게임을 그린 영화.

거듭되는 반전과 긴박감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지킬박사와 미스하이드"는 팀 데일리와 숀 영이 남녀한몸으로 나오는
SFX영화. "마스크"팀이 특수효과를 맡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