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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상식 허와실] (4) 업종 전문화 .. 공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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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전문화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재벌 문제가 화제거리가 되면 누구든지 문어발식 확장은 나쁘고
    전문화는 좋은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현실에서 전문화를 해 온 기업치고 썩 잘 나가는
    기업이 별반 없다.

    기업의 전문화는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전문화에 갈채를 보내는 사람들은 기업이 경영자원을 특정 사업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면 경쟁력이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기서 이른바 업종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강한 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강한 기업은 덩치만 키운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거치는 동안 자연스럽게 덩치가 커지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기업의 덩치를 키워서 강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앞뒤가 맞지 않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전문화가 좋은지 문어발식 확장이 좋은지 누가 알 수 있는가.

    불행히도 경쟁을 거치기 전에 미리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쟁에 참여하기 이전에 미리 미리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세상의 돈을
    다 벌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시장의 중요한 기능은 보다 좋은 제도나 선택을 발견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를 흔히 발견적 절차( discovery procedure )라고 부른다.

    미리 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누가 보다 정확한 정보를 가지게 될까.

    시장에서 자신의 생존을 담보로 경쟁에 임하는 기업이 가장 정확도가
    높은 정보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돌이켜 보자.

    자신의 이해가 밀접히 관련되지 않는 분야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은
    아무래도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는 치열한 생존현장에 서있는 사람일수록 현장정보에 더욱 정통함을
    뜻한다.

    사업을 전문화 할 것인가, 아니면 다각화할 것인가.

    그리고 다각화를 한다면 어디까지 사업을 확장할 것인가는 결국 생존의
    현장에 서있는 기업의 몫이라 할 수 있다.

    공병호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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