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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30일자) 미 AT&T사의 황당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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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봄 품질인증문제로 한.미간 통상마찰을 몰고왔던 미AT&T사가
    이번에는 국내 교환기 입찰참여를 위한 성능시험에서 불합격하자
    합격처리를 요구하며 무역보복 위협을 가해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통신이 AT&T의 신형교환기 5ESS-2000에 대해 불합격판정을 내린
    것은 소프트웨어상의 많은 문제점이 발견돼 국내 기간통신망에 설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AT&T는 교환기 규격에 관한 정보를 1년 늦게 받았기 때문에
    불합격한 것이라며 한국측이 올해 교환기입찰에 AT&T를 참여시키지
    않는다면 미정부에 통상법 301조에 의한 무역보복을 요청할 것임을
    한국통신측에 통보해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AT&T의 주장 자체가 오히려 공정한 국제 무역질서를
    파괴하는,도저히 용납될수 없는 억지논리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성능시험에서의 불합격이 기술정보를 한국업체들보다 늦게 줘
    생긴 일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왜냐 하면 한국통신의 교환기 규격과 기술수준은 지난 93년부터 매년
    신문에 공고하여 국내외 업체에 차별을 두지 않고 공개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성능시험에 재응시할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는데도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당장 입찰자격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한국측을 깔보는
    안하무인식 태도라 아니할수 없다.

    AT&T는 비록 이번 성능시험에서는 불합격됐지만 미비점만 보완하면
    내년부터는 입찰에 참여할수 있게 된다.

    그런데도 당장 합격처리해 오는 10~11월로 예정된 입찰에 참여시켜달라고
    부당한 넣고 있는 것은 규격이고 뭐고 한 대라도 빨리 팔아먹고 보자는
    욕심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AT&T는 지금이라도 억지주장을 철회하고 한국시장에 맞도록 기술보완
    작업을 서두를 일이다.

    물건을 팔자면 파는 측이 사는 측의 요구에 맞춰야 함은 모든 상거래의
    상식이다.

    미측의 301조 제소위협과 관련해 우리는 한국통신측에도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301조가 무서워 미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301조 위협은 통신분야만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협상에서도,식품협상에서도 미국측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전가의 보도처럼 빼드는 것이 301조다.

    겁난다고 하여 들어주기로 말하면 끝이 없다.

    하나를 양보하면 둘을 달라는 것이 지금까지 보아온 미국의 협상전략이기
    때문이다.

    협상 파트너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부당한 것은 끝까지 들어주지
    않는 결연한 자세가 요구된다.

    지난 3월말 한.미 통신협상에서 우리측이 "선성능시험 후입찰자격부여"
    원칙을 고수한 것이나 얼마전 한.미 담배협상에서 양해록개정을 관철시킨
    것도 모두다 "결연한 자세"덕이었다.

    혹시 한국통신측이 301조 위협이 두려워 AT&T교환기의 미비점 보완문제를
    소홀하게 다루지나 않을까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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