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10여일가량 앞두고 증시주변자금의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시중실세금리를 대표하는 3년만기 은행보증채의 유통수익률이
연13%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등 자금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수익률 13%대를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메리트를
가늠하는 선으로 인식하고 있는만큼 자금흐름이 주식시장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금융소득종합과세실시가 다가오면서 9월부터는 금융권내의
자금이 대규모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9월중순이 지나야 본격적인 흐름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추석을 전후한 증시주변자금의 흐름>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자금시장의 계절적 요인인 추석이 금리와
증시주변자금의 흐름에 상당한 변화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전에는 자금수요가 급증한데다 추석후 통화환수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해 대체로 단기금리를 중심으로 금리가 올랐다.

추석이 지난후에는 대체로 인위적인 통화환수없이 자연스럽게 자금이
환류되면서 장단기 금리가 모두 하향안정세를 그려왔다.

주가는 그 당시의 자금사정및 경기상황등 기본적인 요인에 따라 움직
이는 성향이 강하다.

지난 92년에는 시중금리가 급락하고 경기가 상승국면으로 전환하면서
추석후 잠깐동안 조정기를 거친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경기가 확장되고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인 93,94년에는 추석전에
조정마무리를 거치고 추석후 오름세가 지속됐다.

고객예탁금은 추석에 풀린 자금및 당시 금리,주식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지난 93년에는 추석후 시중금리의 하향안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현
상유지상태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추석을 10일 앞두고 6조원규모의 통화
공급이 이루어진데 힘입어 예탁금이 증가세로 반전하면서 추석이후에는
급증하는 양상을 띠었다.

결국 시중금리 급락시점에는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눈에 띠지는 않았
지만 지난해같이 증시가 활황국면을 보이고 시중금리의 안정세가 지속
될때는 추석전의 통화공급량에 따라 고객예탁금이 증가한 것으로 볼수
있다.

추석자금으로 풀린 돈이 다시 환류되는 과정에서 증시로 유입되느냐는
문제는 전적으로 그 당시의 증시여건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최춘성 동서경제연구소책임연구원은 "고객예탁금 증가로 대표되는 증
시로의 자금유입은 증시외부보다는 내부의 상황에 따른 문제다"며 "시
중자금사정이 좋다고 자금이 증시로 들어올 것이라는 결론을 곧바로 도
출할수는 없다"고 밝혔다.

<추석이후 장세전망>

올해도 추석전의 자금수급상황은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자금 사정이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추석자금으로는 적어도 4-5조원이 풀릴 것으로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물가안정세가 지속되고 있고 통화증가율도 20일 현재 평잔기준으로
14.4%로 여유있는 수준이다.

2.4분기 경제성장률도 9.6%으로 1.4분기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표돼
안정적인 경기연착륙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추석이후에 급격한 통화환수는 없을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석채 재정경제원차관이 "97년에는 고물가 저성장의 스태그플
레이션현상이 우려된다"고 발언한데 대해 향후 긴축정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황시웅 대신경제연구소경제조사실장은 "이장관의 발언이 점차적으로
긴축정책을 펴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경우 장기적으로 시중자금사정이 어
려워질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했다.

이렇게되면 시중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여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

9월 증시공급예정물량이 기업공개 8백91억원과 유상증자상장물량등 5
천억원규모인 반면 고객예탁금은 이번달 내내 2조6천억원대에서 횡보하고
있어 신규자금유입이 증시회복을 위해 절실한 실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추석이후 자금흐름의 최대 관심사는 금융종합소득과세
실시에 따른 자금이동의 추이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3일 "금융종합소득과세실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
향"에 대한 분석자료를 통해 금융권내의 자금이동규모가 14조원에 달할 것
으로 추정했다.

이가운데서 주식시장으로의 유입이 기대되는 자금은 1조원수준.

지난달 외국인투자한도확대에 따라 한달동안 외국인이 순매수한 돈이 1조
원을 넘으면서 증시가 상승세를 탔던 점을 감안하면 종합과세 회피 목적의
1조원 유입은 현증시의 "캠퍼주사"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9월말에 만기가 되는 10조원 규모의 CP(기업어음)자금이 변수로
지적된다.

보통 CP자금이 3개월정도로 운용되기때문에 9월만기분부터는 금융종합
소득과세를 피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다.

물론 이같은 전망에 물음표를 다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박효일 LG증권경제조사팀과장은 "금융권내에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회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절세형 상품이 속속들이 개발되고 있는 현실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유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증권관계자들은 추석이후의 장세가 시중금리의 하향안정세를
바탕으로 은행 증권 건설등 저가대형주들이 활발히 거래되면서 순환상승
하는 금융장세현상을 띨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최근에는 경기관련제조주들이 "틈새장새"를 이용해 반등하면서 제조주
와 비제조주가 서로 격차를 줄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제한적인" 금융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의견으로 모아지고있다.

최정식동서증권이사는 "9월중순이 지나야 증시주변자금의 흐름이 눈에
띨것"이라며 "채권수익률이 하향안정세를 지속하면 기관들이 주도하는 제
한적인 금융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준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