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전남 여수항 앞바다에서 좌초,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를
냈던 호유해운의 "시 프린스호"가 고철로 해체되는 종말을 맞게 된다.

21일 해운항만청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시 프린스호는 10여차례의 화재와
폭발 등으로 주시설인 엔진룸이 완전파괴된 데다 기름을 싣는 화물창도
여기저기에 금이 가고 17m이상의 구멍이 나 배로서 수명을 다했다.

배를 다시 쓰기 위해 보수를 한다하더라도 보수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
선사와 보험사 등이 고철값이라도 건지기 위해 해체키로 결정한 것.

이로써 시 프린호는 지난 90년 5월 바다의 왕자(시 프린스)로서 대양을
항해하던 위엄당당한 모습과는 달리 배로서는 짧은 5년3개월만에 고철로
갈갈이 찢기게 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시 프린스호의 나이가 얼마되지 않고 수송선박에는
좋은 철을 사용하는 만큼 좋은 몸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해체장소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해체장소까지 가야하는 예인비등을 감안, 중국이 가장 유력한
해체장소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으로 시 프린스호를 예인하기 위해서는 우선 바닷물이 차있는
화물창에 압축공기를 집어넣어 바닷물을 빼 배를 띄운 뒤 예인선이 앞에서
끌게 된다.

균형유지를 위해 시 프린스호 양측면에 배가 붙어 부축하게 된다.

한편 시 프린스호에 들어있던 8만3천여t의 원유(약 41만5천여 드럼)는
이날 오전 7시 모두이적돼 본격이적 17일만에 완료됐다.

시 프린스호는14만4천5백67t 규모로 길이 3백26m, 폭 56m의 덩치를
자랑하고 있다.

<고기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