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문권기자]

한국은행 부산지점 전직원 김태영씨(40)의 폐기용 지폐 유출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화폐유출액이 총3억5천여만원에 이르고 김씨와 부인
손모씨의 금융자산이 현재 1억5천2백여만원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확한 절취금액 규모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부산지검 형사1부는 장기간 수억대의 화폐를 유출시키려면 공모
또는 상납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당시 지점장이던 박덕문(현 본점
계리부장)씨등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부산중부경찰서는 21일 김씨가 지난93년 12월
초부터 94년 4월중순까지 세단기 칼날가격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1회에
최소 23만원,최대 5천여만원씩 총10차례에 걸쳐 모두 3억5천여만원을
절취한 것으로 자백했다고 밝혔다.

범행이 발각된 지난4월26일에도 조작된 기계에서 7천2백65만원이
절단되지 않은채 빠져나왔으며 김씨가 이중 5만원을 호주머니에
숨겼다가 적발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감독자 2명등 정사실 직원 10명이 모두 퇴근한 뒤 기계조작으로
빼돌린 지폐를 종이상자에 담아 테이프로 봉한 뒤 책상밑에 숨겼다가
다음날 낮에 다른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1백장씩 묶어 2천만원
안팎을 쇼핑백에 담아 가지고 나간뒤 거래하는 증권회사에 입금시켜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검거후 당초 한국은행이 발표한대로 두차례 걸쳐 55만원을 훔치고
3번째 5만원을 훔치다 적발됐을뿐 다른 범행은 없다고 완강히 부인해오다
집에서 압수된 6개의 증권거래 통장에 한꺼번에 거액이 입금된 사실이
드러나자 범행을 자백했다.

김씨는 지난87년말부터 주식투자에 나서 2억여원의 투자손실을 입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에따라 이날 실시키로 했던 현장검증을 22일로 미루고 4개
계좌에 7천여만원이 입금된 고려증권과 동아증권등 6개 증권사의
주식거래 내역을 면밀히 조사키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