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의원의 집단탈당으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진 민주당.

그나마 당내분 수습방안을 둘러싼 이기택총재측과 구당모임간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초미니" 정당으로 재분당될 가능성이 높아지고있다.

특히 8월전당대회 개최여부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파국
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있다.

현재 양계파는 위기에 처해있는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당의 개혁을
통해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고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습방법에 대해서는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고있다.

이총재는 14일 "이런 상황일수록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의 뜻에 따라
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며 8월전당대회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이총재는 전당대회에서 세우세를 바탕으로 당선된후 일단 현 사태를 자신
의 책임하에 수습할 것을 고집하고있다.

이총재의 한측근은 "이총재가 당권에 크게 미련을 갖고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이총재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총재의 정치
생명에 치명적 상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총재측은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도 고려하고 있는것 같다.

이총재의 측근들은 "떠날 사람은 빨리 떠나야한다"고 공공연히 얘기할
정도이다.

이총재측은 현재 분당될 경우 절반이상의 구당모임 인사들이 당에 잔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있다.

이에대해 구당모임은 만일 이총재측이 8월전당대회를 강행한다면 집단
탈당해 정치개혁시민연합등 재야단체등과 손잡고 개혁신당을 창당함으로써
민주당을 소수정당으로 전락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구당모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이총재가 보여준 모습은 총재로서
자격미달이었다"며 "이총재가 있는한 민주당 당세확장은 물건너간 얘기"라고
말해 그의 사퇴가 문제해결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구당모임은 쉽게 "탈당"을 감행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왜냐하면 차기총선에서 발판이 될 민주당이라는 간판을 쉽게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새정치국민회의의 창당으로 야권에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집단탈당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크다고 느끼고 있다.

구당모임측이 "정치원로 대표추대론이나 공동대표제등을 받아들일수 있다"
며 이총재측과의 "불안한 동거"를 수용하겠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당의 한관계자는 "이총재의 총재직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다"며
"이제 분당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 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