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잔재로 민족치욕의 상징물이던 구조선총독부건물(현국립중앙
박물관)이 마침내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진다.

정부는 15일 광복50주년을 맞아 이 건물의 중앙돔첨탑 해체작업을
시작으로 건물철거와 경복궁복원의 대역사를 대내외에 공표한다.

이날 행사는 오전9시 타고와 폭죽등 사전행사, 주돈식 문화체육부장관의
고유문 낭독, 본격적인 철거작업 순으로 거행된다.

고유문은 건물철거와 통일, 밝은 미래를 지향하는 정궁복원작업 및
새문화거리 건설을 천지신명에 고하는 내용으로 이뤄진다.

지난 7일 다이아몬드줄톱으로 잘라진 첨탑(직경 3.5m, 높이 8.5m)은
이날 330톤의 대형크레인에 의해 박물관광장에 내려져 31일까지
전시됐다가 9월 독립기념관으로 옮겨져 후세에 오욕의 역사를 일깨우는
산 교육자료로 활용되게 된다.

해체작업이 끝나면 국립국악관현악단및 국립무용단의 "새아침의 소리"
공연에 이어 오전10시 광복50주년기념식이 열린다.

식후에는 오색경축비행, 비둘기비상, 통일성화봉송등의 경축행사가
펼쳐진다.

첨탑 해체에 이은 본격적인 건물철거는 96년상반기 조선왕궁역사박물관
완공된 뒤 현 박물관 전시유물을 옮기고 나서 시작돼 내년말까지
완료되게 된다.

총독부건물이 철거되면 이 자리에는 경복궁이 원래 모습대로 복원된다.

경복궁복원사업은 조선왕궁궁제의 기본틀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2009년까지 총1,798억원을 투입해 시행할 예정.

정전(조회와 신년하례를 하던 곳) 편전(왕의 집무실) 침전(왕과 왕비의
처소) 동궁(왕세자가 생활하던 곳)등 총48동의 전각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 복원하게 된다.

박물관 자리에는 홍례문과 주변회랑이 옛모습대로 들어서게 된다.

2000년에는 폭5m 길이 760m의 어구도 복원돼 맑은 물이 흐르고 그위로
영제교가 모습을 드러내 도심의 새 명소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계획에 따라 광화문도 제자리를 찾게 된다.

광화문은 68년 재축조되면서 흥례문-근정전-침전의 남북중심축에서
동쪽으로 3.5도 틀어진 상태로 건립됐었다.

총독부자리에는 홍례문과 주변회랑이 옛모습대로 들어선다.

한편 용산가족공원내에 세워질 새 국립중앙박물관은 10월20일 국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설계자에 의해 97년 6월까지 설계도가 완성되면
97년말께 착공돼 2005~2010년에 완공되게 된다.

한편 이날 오후4시에는 동대문운동장에서 종로 광화문을 거치는
광복길놀이 오후7시30분에는 잠실주경기장에서 "한국의 음악인대향연"이
각각 펼쳐진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