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업] (37) 유화 전환기의 선택 <2>..수출형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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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에 찬바람이 불었던 지난 92년 4월. 유화업체 영업담당임원
20여명이 홍콩으로 들어갔다.
"중국행"비행기를 타기위해서였다.
비공식명칭이긴 하나 "중국시장개척단"멤버들인 이들은 국내공급
과잉물량의 배출구로서 중국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90년도만 하더라도 한국의 유화산업은 굳이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었다.
유화산업은 말그대로 내수형산업이었다.
당시 생산량을 내수분으로 나눈 자급률(합성수지기준)은 1백6%.생산량과
내수가 거의 맞아 떨어지는 수급구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이 자급률이 91년에는 1백27%가 됐다.
92년에는 1백59%로까지 높아진다.
그때 수출물량은 연간 16만t.합성수지 생산량인 2백68만t의 6%에 불과
했다.
생산량이 넘치고 수출도 별볼일 없었다.
중국시장 개척단이 구성된 직접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자멸위기에까지 갔던 유화산업이 기사회생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2.4분기
. 세계경기 상승이 합성수지 수요를 부추겼다.
구미등지에선 유화공장 사고가 잇따랐다.
합성수지가 달리기 시작했다.
한국업계는 여세를 몰았다.
결과는 작년 한해동안 5백80만t의 합성수지 수출이었다.
이 물량은 생산량의 37%나 된다.
중국에 맡긴 최근 1년간의 결과가 "수"였던 셈이다.
세계를 깜짝놀라게한 것은 사실이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파고들어 달러를 쓸어담는 한국 유화업체를 보면서
일본 업계가 배 아파했을 정도로 "수출형"이 돋보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유화산업=내수산업"의 등식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낳았다.
그러나 수출이 잘된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수출비중 37%는 어쩌면 기형적인다.
에틸렌기준 세계10위권의 유화대국(한국은 5위)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수출이 이같이 높은 곳은 없다.
일본의 경우 5%정도다.
공장을 풀가동해 내수분으로 쓰고 한 껏 팔수 있는 양이 5%이다.
대만의 합성수지생산량은 대부분 내수량을 밑돈다.
미국 독일등 선진국은 다국적기업으로 해외현지생산이 많다.
수출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한국의 유화산업구조는 세계적으로 예를 찾기 힘든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있다.
그래서 수출에 사활을 거는 남다른 고민도 안고있다.
실제로 유화산업은 내수형으로 성장하는 것이 정석으로 통해왔다.
합성수지는 마치 식량과 같다.
생활필수품의 소재를 제공하는 기초산업이라는 특성상 그렇다.
운송비가 많이드는 것도 수출산업으로의 성장엔 약점으로 작용한다.
수요를 창조할만큼 새로운 제품이 나오는 산업이 아니다.
쉽게말해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쓰레기통을 만드는 플라스틱의 물성은
거의 동일하다는 뜻이다.
예컨대 합성수지는 t당 1백만원을 밑돌 정도로 부피가 크다.
1백만원을 주고 1t을 살수있는 제품은 세상에 흔하지 않을 게다.
이런 한계로 석유를 사다 쓰는 비산유국일수록 "내수공급"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지 않는게 상식처럼 돼있다.
지금 한국의 유화업계에 "9월고비설"이 나도는 것도 이같은 산업의 특성을
무시한채 수출형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중국정부가 수입관세를 강화하는 조치 하나에 업계가 불황이 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최근의 분위기는 "기형아"의 약점을 잘 보여주는 예다.
여기에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장도 불안하다.
동남아가 자급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중국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중국은 어떤가.
이번처럼 고율관세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불안한 시장이기는 여전하다.
사회주의경제를 청산하는 과도기에 놓여있어 안정적인 합성수지
수요처라고 보기엔 "아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의 유화산업은 파격적인 수출구조로 돼있다.
대규모 장치산업인지라 잘될땐 달러제조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수출시장 특히 중국이 비끗하면 구조적인 불황을 맞는다.
불안한 항해를 계속 해야될 운명이다.
<양홍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
20여명이 홍콩으로 들어갔다.
"중국행"비행기를 타기위해서였다.
비공식명칭이긴 하나 "중국시장개척단"멤버들인 이들은 국내공급
과잉물량의 배출구로서 중국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90년도만 하더라도 한국의 유화산업은 굳이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었다.
유화산업은 말그대로 내수형산업이었다.
당시 생산량을 내수분으로 나눈 자급률(합성수지기준)은 1백6%.생산량과
내수가 거의 맞아 떨어지는 수급구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이 자급률이 91년에는 1백27%가 됐다.
92년에는 1백59%로까지 높아진다.
그때 수출물량은 연간 16만t.합성수지 생산량인 2백68만t의 6%에 불과
했다.
생산량이 넘치고 수출도 별볼일 없었다.
중국시장 개척단이 구성된 직접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자멸위기에까지 갔던 유화산업이 기사회생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2.4분기
. 세계경기 상승이 합성수지 수요를 부추겼다.
구미등지에선 유화공장 사고가 잇따랐다.
합성수지가 달리기 시작했다.
한국업계는 여세를 몰았다.
결과는 작년 한해동안 5백80만t의 합성수지 수출이었다.
이 물량은 생산량의 37%나 된다.
중국에 맡긴 최근 1년간의 결과가 "수"였던 셈이다.
세계를 깜짝놀라게한 것은 사실이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파고들어 달러를 쓸어담는 한국 유화업체를 보면서
일본 업계가 배 아파했을 정도로 "수출형"이 돋보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유화산업=내수산업"의 등식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낳았다.
그러나 수출이 잘된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수출비중 37%는 어쩌면 기형적인다.
에틸렌기준 세계10위권의 유화대국(한국은 5위)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수출이 이같이 높은 곳은 없다.
일본의 경우 5%정도다.
공장을 풀가동해 내수분으로 쓰고 한 껏 팔수 있는 양이 5%이다.
대만의 합성수지생산량은 대부분 내수량을 밑돈다.
미국 독일등 선진국은 다국적기업으로 해외현지생산이 많다.
수출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한국의 유화산업구조는 세계적으로 예를 찾기 힘든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있다.
그래서 수출에 사활을 거는 남다른 고민도 안고있다.
실제로 유화산업은 내수형으로 성장하는 것이 정석으로 통해왔다.
합성수지는 마치 식량과 같다.
생활필수품의 소재를 제공하는 기초산업이라는 특성상 그렇다.
운송비가 많이드는 것도 수출산업으로의 성장엔 약점으로 작용한다.
수요를 창조할만큼 새로운 제품이 나오는 산업이 아니다.
쉽게말해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쓰레기통을 만드는 플라스틱의 물성은
거의 동일하다는 뜻이다.
예컨대 합성수지는 t당 1백만원을 밑돌 정도로 부피가 크다.
1백만원을 주고 1t을 살수있는 제품은 세상에 흔하지 않을 게다.
이런 한계로 석유를 사다 쓰는 비산유국일수록 "내수공급"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지 않는게 상식처럼 돼있다.
지금 한국의 유화업계에 "9월고비설"이 나도는 것도 이같은 산업의 특성을
무시한채 수출형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중국정부가 수입관세를 강화하는 조치 하나에 업계가 불황이 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최근의 분위기는 "기형아"의 약점을 잘 보여주는 예다.
여기에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장도 불안하다.
동남아가 자급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중국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중국은 어떤가.
이번처럼 고율관세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불안한 시장이기는 여전하다.
사회주의경제를 청산하는 과도기에 놓여있어 안정적인 합성수지
수요처라고 보기엔 "아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의 유화산업은 파격적인 수출구조로 돼있다.
대규모 장치산업인지라 잘될땐 달러제조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수출시장 특히 중국이 비끗하면 구조적인 불황을 맞는다.
불안한 항해를 계속 해야될 운명이다.
<양홍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