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가 당초 목표했던 천이궤도에 제대로 들어서지 못한 원인은 로켓의
작동불량으로 확인됐다.

그 책임은 발사용역업체인 맥도널 더글러스(MD)사에 있다.

무궁화호를 쏘아올린 델타II 발사체의 1단계 로켓에 사용된 보조로켓중
하나가 분리되지 않아 무궁화호가 천이궤도상의 원지점보다 낮은 곳을 돌게
됐다.

델타II 발사체는 3개의 로켓과 9개의 보조로켓을 사용한다.

이번에 문제가된 것은 1단로켓에 붙어있는 보조로켓.

보조로켓은 이륙시 추력을 높이는데 사용하는 고체모터로 6개는 발사
1분7초후에, 나머지 3개는 2분12초후에 위성체에서 떨어진다.

무궁화호 발사에서는 2차에 분리되야하는 3개의 보조로켓 가운데 하나가
분리되지 않고 위성체에 붙어있는 바람에 차질이 빚어졌다.

1단로켓은 이때부터 2단로켓이 점화되는 발사 4분34초후까지 약 3분간
보조모터 하나를 더달고 비행했다.

"어깨에 가방 하나 더 메고 달린 셈"으로 그만큼 비행거리가 줄어든
것이다.

2단및 3단로켓을 이용해 천이궤도 올려놓기 위한 보완작업을 벌였으나 결국
목표했던 천이궤도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천이궤도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울때는 2천4백Km(근지점), 멀때는 3만5천
7백86Km(원지점)인 타원형궤도.

무궁화호는 현재 목표했던 원지점에 이르지 못하고 말았다.

이와관련 로이터통신은 MD관계자 말을 인용해 무궁화호가 원지점에서 6천
1백Km 미달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한국통신측은 현재 확인작업을 하고 있어 정확한 위치는 2-3일 후에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궤도의 오차를 궤도의 경사도나 높이, 근지점과 원지점 통과시의 위성체
속도, 근지점과 원지점의 각도등을 관찰, 궤도의 모양을 판단한뒤 알아낼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통신과 MD는 정확한 위치측정이 끝나면 정상궤도로 진입시키는 방법
등을 강구해 궤도진입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때 무궁화호위성에 내장된 연료를 사용한다.

무궁화호위성에는 지름 50Cm짜리 연료탱크 4개에 1백96Kg의 액체수소가
실려 있다.

이 연료로 무궁화호를 천이궤도에서 정지궤도로 옮기고 운용기간중 자세를
제어한다.

위성이 정지궤도에 진입해 안정되어 있어도 지구가 실제로 완전한 구가
아닌데다 태양과 달의 인력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위성의 궤도가 약간씩
달라진다.

동쪽이나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궤도를 원위치로 복귀시키는 작업을
수시로 해줘야 한다.

무궁화위성은 수명인 10년동안 쓸수있는 연료외에 2년간의 예비연료를
갖고 있다.

무궁화호를 정상적인 천이궤도에 올려놓는데 이 2년분의 예비연료를 사용
하게 되는데 이과정에서 예비연료를 모두 사용하고 10년간의 연료가운데
일부를 사용하게 되면 위성의 수명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연료가 고갈되면 무궁화호가 궤도를 벗어나도 바로잡을 동력이 없기 때문
이다.

무궁화호위성의 수명이 줄어들게 될것인가, 줄어든다면 얼마나 짧아질
것인가는 현재로서는 정확하지 않다.

궤도이탈정도가 확인돼야만 파악할수 있다.

무궁화호의 궤도진입 차질에 따른 피해보상규모등도 이 작업이 끝난 뒤에
정확하게 산정할수 있다.

한국통신측은 현재로서는 위성발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만큼
발사용역업체인 미맥도널더글러스사가 그 책임을 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한국통신이 MD사에게 지불하는 발사비용은 모두 4천5백만달러로 원화로는
약3백60억원.

이가운데 90%는 지난6월말 이미 지불했다.

나머지10%는 위성이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하고 발사과정에서 무궁화호
위성에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시할 경우에만 지급하도록
돼있다.

현재 위성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목표궤도에는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다.

9백Km이내로 잡혀있는 오차범위를 훨씬 벗어난 궤도를 돌고 있어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통신은 발사비의 10%인 4백50만달러를 MD사에 주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