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재총무처장관은 "수천억원대의 가명계좌소유설" 발언파문이 확산되자
3일 아침 성산동 자택에서 국회출입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데 이어
광화문청사로 출근, 총리실출입기자들과 만나 발언내용에 대해 해명하는등
파문을 진화하느라 진땀.

서장관은 "나도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들은 얘기이며 그 소유주가 전직
대통령중 한사람이라고 지칭한 적은 없다"며 "가명계좌 소유자가 "과거의
권력주변 실력자"라고 말한 것이 와전됐다"고 1일 저녁 비보도를 전제로
얘기한 내용 거의 전부를 부인.

서장관은 "지난 선거때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하다 과거 권력주변의 상당한
실력자가 4천억원의 돈을 가지고 있는데 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른 과징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전전긍긍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를
참석한 기자들에게 재미삼아 얘기했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

그는 특히 "취중에 한 얘기라고 생각해도 좋다" "단순한 루머일수도 있다"
며 자신의 발언을 거둬들이려 애쓰기도.

그는 "사실여부도 알수없고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인데 이런 것을 다 문제
삼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나도 처음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고 주장.

서장관은 가명계좌예금의 실명전환과정에서 배려를 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를 직접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거듭 "소문만 들었뿐"이라며 "실력자"
대리인과의 접촉사실을 부인.

서장관은 또 ""과거의 권력주변 실력자"가 누구인지도 전혀 짐작도
안간다"고 발뺌.

당시 저녁모임에 참석했던 기자들은 "서장관의 얘기를 어린애가 들었어도
소유주가 누군지 알수 있었을 것"이라며 "수차례의 비보도 약속을 받고
분명히 밝힌 내용을 파문을 우려해 부인하는 것은 평소의 서장관 답지 않은
모습"이라고 부연.

<김호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