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경희대교수/무역학>

자율화와 개방화로 특징지어지는 최근의 금융환경변화와 지방자치시대의
본격적인 출범에 직면하여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지방은행의 발전방안이
새롭게 모색되어야 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부문의 규제완화가 본격적으로 진전되면서 지역금융의
중추적인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은행의 위축현상이 확연하게
심화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행의 지방은행체제에 대한 제도적인 개편없이는 경쟁적
금융환경변화속에서 지방은행이 지방화시대에 요구되는 역할을 나름대로
수행해 나아가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금융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은행이 지방화시대에
요청되는 역할을 견실하게 수행해 나아가기 위하여는 새로운 시각에
입각하여 지방은행체제의 개편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금융부문의 규제완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1991년이후에 지방은행의 총체적인 수신경쟁력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총예수금부문에서 1991년에서 1994년사이에 지방은행의 연평균증가율은
시중은행의 26.14%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17.62%를 나타냄으로써
지방은행의 점유비중은 1991년의 16.77%에서 1994년의 14.04%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총예수금의 내역을 은행계정과 신탁계정으로 나누어 보더라도 지방은행의
수신경쟁력은 시중은행에 비하여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부문에서 규제완화가 진전되면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금융부문의 시장구조가 보다 경쟁적으로 변모하고 금융부문의
성과도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행될 것으로 보는것이 경쟁신봉주의자
들의 견해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금융부문의 규제완화가 반드시 보다 경쟁적인
시장구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시장구조의 형태는 규제완화의 내용과
경제여건의 변화특성등에 의해서 결정될수 있는 실증적 문제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금융부문의 규제완화가 지방은행의 수신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의 수신경쟁력 격차를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결과가 초래된 원인에 대하여 보다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 져야
하겠으나 은행부문 규제완화의 경쟁효과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균등하게 미칠수 있도록 하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하나의 이유로 지적될수 있을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신경쟁력을 결정하는 필요조건이 되는 영업지역및
영업활동면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불리하게 운용되고 있는 지방은행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구조가 새롭게 정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지방은행체제는 전국적인 금융순환체제와 지역적인
금융순환체제가 효율적으로 연계되는동시에 지역내 금융순환이 보다
원활해질수 있도록 구축되어야 할 것이며 전국영업형 시중은행과 지역
영업형 지방은행간의 경쟁이 보다 공평한 기반위에서 이루어 질수 있도록
정비되어야할 것이다.

첫째,경제권역개념에 입각하여 현행의 지방은행을 광역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심도있게 모색될 필요가 있다.

지방은행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주도할수 있도록 지방은행의 영업지역이
행정권이 아닌 경제권의 개념으로 새롭게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지방은행의 역할기능제고를 위하여 지방은행의
전국은행화방안이 주장되고 있으나 이러한 방안은 지역경제에서 지역금융의
역할제고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지역금융의 지역내외 순환을 강화하기위하여는 지방은행의 영업
구역을 경제권 개념으로 확대하여 광역화하고 점포네트워크를 광역경제권
여내에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광력은행의 영업구역은 경제권역으로 정의되는 광역지역내의 지방지역,
광역시와 서울을 포함시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기업활동및 금융활동에서
서울의 비중이 매우 높고 지역금융의 원활한 역할수행에 있어서 지역금융과
중앙금융의 효율적인 연계가 중요할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경제권개념의 광역지역내에서 지방은행의 영업여건은 전국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하는 시중은행과 동등한 수준이 되도록 지방은행에 대한
차별적인 영업관련규제가 조속히 정비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지방은행의 수신경쟁력을 제약하는 대표적인 영업활동규제중의 하나가
중소기업에 대한 인위적인 자금배분을 위하여 도입된 중소기업의무대
출비율이다.

현재 지방은행의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은 시중은행의 45%보다 훨씬 높은
70%로 설정되어 있다.

지방은행의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을 시중은행보다 높게 설정하고 있는
것은 지방중소기업에 대한 자금배분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이기는 하나
지방은행의 영업활동을 제약하고 수신경쟁력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점이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행 지방은행의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을 시중은행 수준으로
조속히 낮추어야 할 것이다.

지방은행의 수신경쟁력 확보조치가 오히려 지방중소기업을 위한 자금
여력을 확충시킬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자금배분기능을 회복시키는데
기여할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들어 지방자치시대의 본격적인 출범과 더불어 전국영업형 시중은행
이 지역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지역금융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와같은 전국영업형 시중은행의 지역내 영업활동강화는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하여 나름대로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하겠지만 지역토착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한계를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다.

따라서 지역금유의 지역내순환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지역경제의
독자적인 발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은 지방은행의 활동에 의하여
보다 강화되고 보완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방은행의 영업지역을 광역화하고 지방은행의 영업
활동에 대한 규제조치를 적어도 시중은행 수준으로 정비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개편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