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마포 민주당사에서는 잔류 민주당의 양대 세력인 이기택총재측과
구당모임간의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구당모임이 당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끝내고 나올쯤 이총재측 당원들이
몰려들어 구당파측에게 욕설과 주먹세례를 퍼부은 것이다.

구당모임의 노무현부총재는 얼굴에 손찌검을 당하기도했다.

이날 폭력사태는 양측의 당재건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또한 당권을 놓고 양측이 벌이고있는 이전투구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양측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당수습책 마련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었다.

이총재는 당재건을 위한 "6인 수습위"구성을 제의하고 구당모임측도 상임
집행위를 구성, 이총재와의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양측이 이같은 표면적인 협상노력에도 불구하고 몸싸움을 연출하면서까지
대립하고있는데는 상대방에 대한 골깊은 불신감이 작용하고있다.

이총재측은 구당모임의 요구대로 총재직에서 물러날 경우 구당모임이
당권을 장악,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이끌고있는 새정치국민회의측과 합당
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있다.

그때문에 이총재는 잔류 민주당의 대의원 구성상 절대적으로 유리한 점을
감안, 8월전당대회를 강행해 당권을 고수하겠다는 전략.

이에대해 구당모임측은 이총재를 총재직에서 몰아낸후 당재건을 꾀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제정구 구당모임 대변인이 이총재가 제의한 6인 수습위에 대해 "당의
절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8월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당권만 잡으면 된다
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한 것도 이총재의 당권 재장악 움직임을
견재한 것.

구당모임은 이총재 퇴진의 대안으로 "덕망있는 외부인사를 영입, 합의에
의해 새총재를 뽑아야한다"고 제시하고있다.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