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표정이 엇갈린 하루였다.

시프린스호가 좌초된 남해안에서는 기름제거작업에 열중인 민관군의
비지땀이흐른 반면 동해안과 부산해운대등 전국 주요 해수욕장에는
밀려드는 피서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을 보인 30일
동해안 경포대와 부산해운대등 전국 90여개 피서지에는 올들어 사상최고
인 1백50만명의 피서객이 몰려 무더위를 피했다.

피서절정기가 시작된 이날 동해안은 경포해수욕장 10만명,낙산 3만명
등 87개 해수욕장에 총 30만명이 몰려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

경포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차량물결로
주차장을 이뤘으며 일부 피서객들은 경포해수욕장 진입이 어려워지자
아예 차를 돌려 낙산등 인근 해수욕장을 찾기도 했다.

영동고속도로는 전날인 토요일 피서객들이 대거 이용한 탓인지 예상밖
으로 교통소통이 원활한 편이었으나 대관령~강릉구간등 피서지 근처 구
간은 차가 거의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체증이 심했다.

부산지역의 경우 부산해운대에 40만명,광안리 35만등 6개 해수욕장에
85만~90만명이 몰렸으며 인천등 서해안해수욕장에도 30만명의 휴일인파가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시프린스호 기름유출 8일째인 이날도 남해안 기름오염 제거작업과 좌초
선 고정작업이 이어졌다.

사고가 난 여수지역등의 어민과 관청,군은 헬기 4대 해군함정 15정 방
제선 5척 어선 2백55척 비닐포대 9천7백개 해태망 2백개등을 투입,청정수
역을 되찾기위한 육.해.공합동작업을 벌였다.

이날 방제작업에는 어민 1천여명,공무원 3백여명,경찰 1천3백여명,군인
1천 2백여명등 총 3천9백여명이 휴일도 잊은 채 비지땀을 흘렸다.

해경은 사고발생이후 기름띠가 빠른 속도로 확산돼 동쪽으로는 경남 통
영앞바다까지,서쪽으로는 고흥반도까지 1백여km에 걸쳐 확산됐으나 방제
작업등으로 인해 먼바다쪽 기름띠는 대부분 제거됐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