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영배특파원] 김영삼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국민이 지지하는
금융실명제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계속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
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한국전 참전기념비 제막식이 끝난뒤 가진 한국특파원들과
의 간담회에서 "자신이 집권후 가장 지지를 얻은 금융실명제가 극소수로
부터 비판을 받고 있으나, 이를 극복해야 하며 바로 가도록 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변화와 개혁은 주저하거나 멈추지 않고 임기동안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통상문제에 언급,"올 한해 한미간 교역량이 5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히려 마찰이 없는게 이상하며 이 정도의 마찰은
있게 마련"이라고 평가하며 "정상회담에서 통상문제에 대한 마찰은 없었다"
고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정상회담에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일체 없었다.

클린턴대통령과 개인적 친분도 있기때문에 말이 쉬웠고 어려운 문제가
될만한 화제는 나오지않았다.

정상회담에서는 남북문제가 제일 중요했고 많은 얘기를 했다.

정상회담에서 남북문제에 한.미가 공동대처한다는데 실질적으로 완전히
합의했다.

앞으로 한.미외무차관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외교안보문제를 긴밀히
협의해나갈 것이다.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되는 것도 거의 확실하며 변화가 있을 가능성
은 거의 없다.

-대북문제에 공동대처키로 합의했다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달라.

<>여운을 남기는것이 낫지 않은가.

-국내정치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정계재편과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과의 연대가능성에 관한 얘기들도
나오는데..

<>한국얘기는 일체 하지 말자.

나는 궁금한 것이 하나도 없다.

태풍 때문에 총리에게 전화를 해도 정치관계는 일체 얘기하지않았다.

미국구상운운은 언론이 만든 것이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는 북한의 기도와 관련한 대처방안은.

<>원래 미국입장은 당사자원칙이며 여기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평화협정으로 간다면 한국과 북한이 하는 것이며 제3자하고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는게 미국의 강한 입장이다.

-남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국과 중국이 보장한다는 2+2원칙에관한
보도도 있는데..

<>기사가 될만한 얘기는 하지 말자.

-미관리들이 한미통상마찰에관해 강하게 얘기하는데 그 대책은..

<>한미간 교역량은 작년에 4백25억달러이고 올해는 5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정도의 교역량이라면 마찰이 있게 마련이다.

아무일도 없으면 이상하다.

계속 마찰이 있을수 있다.

정상회담에서 통상문제와 관련한 마찰은 일체 없었다.

-클린턴이 한국특파원들과의 서면인터뷰에서 관심사항들에 진전이
있을 경우 미. 북한간 대사급의 관계 격상가능성을 거론했는데.

<>북한과 미국간 진전되는 것이 없다.

우리가 다알고 있지만 놀랄만한 진전은 아무것도 없다.

북한이 가진것이 없고 주고받을 만한 것이 없지않으냐.

-8.15전후 전진적인 대북한 제안을 할 것인가.

<>2년이상 대북한문제로 시간을 보냈다.

과거 군사정권들은 사실상 안보문제를 악용했다.

내가 대통령이 된후 사실을 있는대로 공개해서 국민에게 불안을 주고
경제불안을 가져오는 일은 하지않았다.

안보문제를 악용할 생각이 있었으면 다 공개했을것이다.

대단히 어려운 국면이 있었는데 정부에서 비밀로 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며칠후 광복절에 할 얘기를 오늘 하면 어떻게 하는가.

-대통령에게 주변에서 직언들을 하지않고 언로가 막혔다는 비난도 교민
사회에 나도는데.

<>상도동시절에는 누구라도 찾아오면 다만났지만, 대통령취임후 모든
사람을 다 만날수는 없지않은가.

대통령이 된후 청와대비서진의 얘기를 들을뿐 아니라 나자신 많은 전화를
무작위로 해서 모르는 사람과도 통화하고 있다.

나에게 표를 안찍어준 사람과도 전화를 해 그사람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서울에 와서 나를 못만나고 가는 교민들이 그런얘기를 할수 있을 것이다.

-정권출범직후 개혁에관해 많은 사람들이 지지를 아끼지 않았으나 지금은
개혁의 방향과 방법론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동안의 개혁에 관한 평가와 집권후반기의 정책방향을 밝혀달라.

<>변화와 개혁은 절대 주저하거나 멈추거나 하지않을 것이다.

임기동안 추진될 것이다.

어떤 신문에서 사설로 금융실명제에 관해 20번이상 쓰면서 "YS가 금융
실명제 하나만 하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그런데 금융실명제를 하고나니 그런 글을 쓰던 사람이 얼마안가 "좋기는
한데 무엇인가 잘못된것"처럼 쓰더라.

여론조사를 하면 YS가 잘한 것으로 금융실명제가 40%정도를 차지, 가장
높다.

여론이 옳고 진리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변화와 개혁은 계속해야한다.

소수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한다면 싸워서 이겨야 한다.

국민이 바로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