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집중근무시간제"가 확산되고 있다.

집중근무시간제란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는 일체의 잡무를
보지 않고 고유업무에만 전념토록 하는 제도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코오롱이 집중근무시간제인 "터치 제로 타임
(Touch Zero Time)"제를 도입, 실시한 이후 이 제도가 사무직 생산성향상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초부터 매일 오전 9-11시 두시간동안은 회의 잔무
복사 전화통화를 하지 않고 업무에만 전념토록하는 "맥스(MAX)2"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본 LCA사의 컨설팅을 받아 지난 93년부터 벌이고 있는
경영혁신운동의 효율적인 실천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케 됐다고 밝혔다.

효성데이타시스템은 이달 1일부터 오전9-11시30분, 오후 2-4시를 집중
근무시간으로 정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체의 회의를 삼가고 고유
업무만을 보게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내제안을 통해 일본의 히타치제작소의 집중근무시간제를
벤치마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상사는 이에 앞서 지난달부터 집중근무시간제를 시험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 일반상품기획팀은 오후 5-6시 한시간을 "터치 제로 타임"으로
정해 놓고 회의 부서간통화 복사등을 금지하고 자기 자리에만 앉아 고유
업무를 보게 하고 있다.

코오롱상사는 지난 두달간의 시험적용결과 타부서의 협조부족이 가장
문제였다는 지적에 따라 빠르면 9월부터 전부서에 이 제도를 확대 적용할
것을 검토중이다.

집중근무시간제는 "20%의 업무시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면 하루 일의 80%를
해낼 수 있다"는 "파레토법칙"에 기반을 둔 새로운 생산성향상운동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직과 달리 생산성을 계량화하기 어려운 사무직들의
생산성향상운동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집중근무시간제"를 도입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