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들은 24일부터 은행 상업어음할인금리등이 일제히 오르게 되자
단기적으로는 불요불급한 자금조달을 자제하면서 관망한다는 분위기이다.

최근들어 수입원부자재가격상승등으로 원가부담을 받고 있던 타이어 신발
섬유 완구업종들은 이번 대출금리상승이 결국 자금사정의 양극화양상을
더욱 부채질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대 삼성등 대기업그룹들은 당장 금융비용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자금차입선을 다양하게 넓혀 해외기채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
하는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앞으로 실질대출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P부장은 "금융권전체의 고금리수신경쟁이 가열돼 아직 대출
금리수준이 확정되지 않은 곳이 많은 만큼 각급 금융기관들의 금리운용패턴
을 관망한후 새로운 자금조달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정책자금등의 금리인상보다 "자금의 양"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제때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고질적인 "금융의
낙후성"이 고쳐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황영기상무는 "해마다 추석등 자금성수기에 자금공급의 병목
현상이 나타나 많은 기업들이 자금을 넉넉히 구하지 못하는 자금유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금리자유화시대의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전경련도 이제 은행등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우대금리의 폭과 금리수준
을 결정하게된 만큼 기업들이 자금사정과 금리수준을 예측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이 일관되게 운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도 우리나라 공금리의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인데 대출금리가
또 오른다는 것은 결국 기업의 경쟁력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자유화로 대출금리가 3%포인트까지 오를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나쁜 기업들은 부동산경기가 나빠져 자금회전에 애를 먹는등
자금난을 겪고 있었는데 금리를 또 올린다고 하니 엎친데 덮친격인 셈"
(대한상의 최경선 조사이사)이라는 것이다.

<>.중소기업계는 당장 대출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뒤따르지 않더라도 앞으로
실질대출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박상희기협중앙회회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담보부족으로 저금리의 융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금리까지 오르면 심한 원가압박에 시달리게
된다"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한기윤기협경제조사부장은 금리가 자율화되면 금리가 유리한 상품에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몰리게 되고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결국
고금리자금을 쓸수 밖에 없는 형편이 된다고 지적했다.

채재억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은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금리의
자금을 쓸수 있게 하는 방법은 중소기업진흥기금의 정부출연및 재특융자를
확대해 중소제조업분야의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이치구.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