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70년대후반이후 거의 사라졌던 말라리아가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보건당국이 전국에 말라리아주의보를 내렸다.

그것도 해외여행객에 의한 수입말라리아가 아니라 서울 경기도 강원도등
전국 각지에서 자생적으로 발생,우리나라에 다시 말라리아가 토착한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말라리아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열대지방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매년 1억명이상이 걸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질환의 하나이다.

또 걸리는 사람가운데 사망자만도 매년 1백만명을 웃돈다.

삼성의료원 감염내과의 송재훈과장은 특히 우리나라처럼 면역이
돼있지 않은 온대지방 거주자들이나 유소아가 감염되면 증상도 심하고
치사율도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고려대의대 이준상교수(기생충학교실)에 따르면 말라리아는
플라스모디움속에 속하는 4가지종류의 기생원충에 감염되면서 일어난다.

주된 경로는 말라리아에 감염된 환자를 문 모기가 다시 다른사람의
피를 빨면서 옮긴다.

물린 사람이 항체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말라리아균이 간세포에 들어가
분열증식하면서 혈류에 침입,적혈구를 파괴시킨다.

증상으로는 심한 오한과 발열,근육통이 나타나다가 의식이 혼미해지기도
하며 적혈구파열에 따른 증상으로 빈혈도 나타나고 악성말라리아의 경우
소변이 콜라처럼 검은색을 나타내기도 한다.

말라리아는 뇌염모기와 마찬가지로 어른보다 아이들이 잘 걸리고
사망률도 높다.

또 온도와 습도가 높을때,환경위생상태가 나쁠수록 잘 발생한다.

예방을 위해선 말라리아유행지역에 갈때 가능한 몸을 최소로 노출하는
복장을 한다.

창문에는 방충망을 씌우고 어린이가 있는 침실에는 모기장을 사용하며
모기장을 쓰더라도 유행지역에서는 피레드린이 들어있는 에어졸을
분무해 숨어있는 모기를 없애야한다.

유행지역에 가기전 1주일부터 예방약을 복용하고 지역을 떠난후에도
4~6주간은 계속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심한 고열과 오한,근육통등 말라리아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는것이 좋다.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정희진교수(감염내과)는 국내에서 발생한 말라리아는
초기에 클로로콰인(일명 키니네)이라는 약물을 적절하게 복용하면 치료는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문제는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동남아시아 여행객 가운데 클로로콰인에
내성이 생긴 모기에 물려 악성말라리아에 걸린 경우.

이 경우는 클로로콰인을 복용해도 소용이 없어 메플로콰인이라는 약물을
처방한다.

그러나 메플로콰인은 현재 까다로운 수입절차와 보건당국의 행정편의주의적
정책으로 일반의원은 물론이고 국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가운데에도
비치하고 있는곳이 거의 없어 이 약물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