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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업계가 일반적으로 1-2년에 하나의 신제품을 내놓던 것과 달리
동양맥주가 "카프리" "OB라거"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멀티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있다.

동양맥주의 다브랜드전략은 경쟁회사의 전력을 분산시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맥주시장은 조선맥주 하이트의 돌풍이 몰고온 1라운드에 이어 진로
쿠어스가 카스로 참여한 3파전의 2라운드전이 벌어졌고 시장점유율을
빼앗긴 동양맥주의 이번 다브랜드전략을 통한 공세가 3라운드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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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 동양맥주 영업이사는 "멀티브랜드전략이란 소비자의 기호별로
다양한제품을 내놓아 맥주시장의 전체 볼륨도 키우고 고객의 만족도도
높여보자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신제품을 얼마든지 더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전략의 원조는 일본의 기린맥주로 전해진다.

지난 87년 일본 최대의 맥주업체인 기린은 경쟁사인 아사히맥주가
슈퍼드라이라는 신제품으로 맹공을 퍼붇자 시장점유율이 16%까지 격감
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때 기린맥주가 내놓은 것이 멀티브랜드전략이다.

기린은 89년 소비자 10만명을 대상으로 맥주맛의 선호도를 조사한뒤
무려 12개의 신제품을 발표하며 역공에 나섰다.

조직도 2-3가지 제품을 묶어 하나의 팀을 만든 뒤 대폭적인 권한을
주고 각 팀별로 판매경쟁을 벌이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결과 기린의 현재 시장점유율은 87년 수준을 약간 밑도는 50-55%
선으로 회복됐다.

국내에서도 동양맥주가 이전략을 도입한 셈이다.

전체맥주시장을 여러유형으로 잘게 쪼개는 전략이다.

동양이 이전략으로 어떤 성과를 거둘지, 맥주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으로 업계일각에선 동양맥주의 잇단 신제품이 가격인상효과를
통한 수익성증대를 겨냥한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동양맥주는 수익성 낮은 레귤라맥주가 전체 생산량의
70%에 달해 고전해온게 사실"이라며 "수입맥주시장을 겨냥한 최고급의
카프리는제외하더라도 OB라거는 편법 가격인상의 냄새를 지울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열이사는 "OB라거는 포장만이 아닌 원료와 공법 자체를
완전히 바꾼 신제품으로 같은 서브프리미엄급맥주인 넥스 하이트 카스
등보다 오히려 가격이 낮다"며 편법의 가격인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OB라거의 제조원가는 2백50.58원(5백ml 1병기준)으로 기존
레귤라맥주의 2백27.80원보다 22.78원 비싸고 출고가는 8백13.13원으로
레귤라맥주보다 74원이 비싸 수익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동양맥주의 한 관계자는 "OB라거의 생산량을 올연말까지
전체생산량의 절반수준인 월간 4백만상자(5백ml 20병들이)로 늘릴 계획"
이라며 "앞으로 레귤라맥주의 생산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혀 OB라거가
레귤라맥주의 대체품임을 시사했다.

동양맥주가 다브랜드전략을 통해 맥주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