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투금사 보험사등 금융기관들은 제3단계 금리자유화조치로 인한
자금이동상황과 이해득실을 면밀히 따지는 한편 일제히 금리조정작업에
착수했다.

은행들은 이번 자유화조치로 제2금융기관과 상품경쟁력이 강화됐다고
반기면서도 수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투금사들은 신규자금의 유입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구체적 유인책마련에
착수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금리가 자유화된 은행상품에 자금에 몰릴 것으로
보고 수신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번 금리자유화조치로 제2금융기관에대한 상품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반기는 표정이나 은행수지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반응.

한 시중은행임원은 "이번에 양도성예금증서(CD)등 단기상품의 최저가입
한도가 낮아지고 만기가 짧아져 투금사등과 상품경쟁을 할수 있는 폭이
커졌다"고 평가.

이 임원은 그러나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운용수익의 극대화가
필수적인데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앞으론 자금을 얼마나 잘 운용
하느냐에 따라 은행간 수지가 차이날 것"으로 전망.

다른 은행관계자는 "자유화폭의 확대는 결국 은행간, 금융기관간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진다는걸 뜻한다"며 "자신있는 은행은 가격경쟁을 유도할
것이고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은행은 폐쇄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

은행들은 이번 자유화조치가 이달초에 알려졌기 때문인지 준비작업에는
차질이 없는 모습.

제일 조흥 한일은행등은 이날 "자유화조치의 영향과 대책"및 "금리인상
계획안"을 내놓는등 발빠른 순발력을 보이기도.국민 서울은행도 내부적
으로 작성한 금리조정안을 토대로 금리조정작업에 돌입.

은행들은 그러나 자신들의 조달코스트등을 따지기에 앞서 다른 은행의
금리조정상황에 보다 신경을 써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담합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

< 하영춘기자 >

<>.투자금융및 종합금융사들은 이번 3단계 금리자유화로 기업어음(CP)등
단기수신상품에 대한 소액투자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환영하는
분위기.

현재 15개 투자금융사의 수신고객중에서 기업이나 기관자금을 제외한
일반개인고객의 비중은 15~20%를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낮은 수준.

투금업계는 그러나 이번 조치로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실시되는 내년1월
직전까지는 최고 개인고객비중이 25%대까지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하고있다.

투금등 제2금융기관들은 또 지금까지 어음관리구좌(CMA)와 표지어음등으로
몰렸던 기관들의 한달이내 초단기자금이 금리면에서 유리한 기업어음
쪽으로 이동하는등 수신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나 전반적으로 수신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달이내 초단기 자금의 경우 예금기간이 1~1백80일인 어음관리구좌의
30일 짜리 만기상품에 예금하면 현재 금리가 연11%선으로 3개월짜리
기업어음보다 3%포인트 정도 낮아 주로 CMA나 표지어음으로 들어왔기
때문.

신한투자금융 정상구기업금융부장은 "이번 3단계 금리자유화 조치는
기업이나 기관의 여유자금을 단기성 금융상품으로 유도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이렇게 되면 투금사 입장에서도 당분간 수신자금이
늘어나고 자금운용도 한결 여유를 갖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정구학기자 >

<>.보험업계는 이번 3단계 자유화조치로 계약기간 1~2년미만의 적금식
금융형상품에 대한 금리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이들상품의 영업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

이에따라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비,금융형상품판매에
주력해온 삼성 교보등 생보사들은 금리변화에 별 영향이 없는 보장성상품과
5년이상 장기예치를 전제로한 일시납보험쪽으로 영업방침을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추가 금리부담이 연
1천8백억원정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시중자금사정이
악화될 경우 보험권에 대출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기업심사기능을 강화하는등 자산운용능력을 키우는 일이 보험사의
현안과제로 급부상.

삼성생명의 한관계자는 "금리자유화는 장기적으로 금리 변동성이 확대
된다는 것을 뜻한다"며 "자산부채종합관리시스템등 자산운용에 대한
안정성을 키우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노력이 어느때보다
긴요해졌다"고 말했다.

<>.상호신용금고들은 이번 금리자유화조치로 단기수신상품의 금리경쟁력을
갖추게됐지만 전체적으론 예대마진이 줄어들것을 우려.

업계는 우선 주수신상품이었던 3백66일짜리 복리식정기예금의 비중이
낮아지고 1백81일짜리 복리식정기예금이 고금리주력상품으로 잇따라
개발될 것으로 전망.

이에따라 은행권의 고금리신탁상품때문에 금리경쟁력을 잃었던 신용금고
에게는 단기수신금리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게 됐지만 "단고장저"의 금리
구조가 불가피한 상태.

업계관계자는 "단기상품이 개발되면 단기금리가 오를수 밖에 없다"며
"이럴경우 신용금고의 예대마진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