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우리나라 가계부문의 금융자산운용현황과
특징"보고서는 일반 가계부문의 금융자산증가율이 여전히 경상GDP
(국내총생산)증가율을 훨씬 웃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개인들은 주식등 "수익성이 높고 위험이 큰" 자산보다는 "위험이
낮으면서 수익성이 높은" 제2금융권의 예금을 더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가계부문이 갖고 있는 금융자산은 지난 3월말현재 4백11억원.

89년말의 가계부문 금융자산이 1백57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90년대
연평균 20.6%의 증가율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80년대의 연평균증가율(24.8%)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경상GDP증가율
(15.4%)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문의 금융자산을 형태별로 보면 현금과 요구불예금이 3.5%,
금융기관예치금이 69.3%,유가증권이 23.9%등이다.

개인들은 이같은 자산을 어떻게 굴려왔는지 "운용상의 특징"을 자세히
살펴본다.

<>고수익 비은행 금융상품비중 상승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은행신탁 상호신용금고 새마을금고등의 고수익성 비은행예치금이
꾸준이 늘어나고 있다.

전체금융자산중에서 비은행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7%로 89년의
39.8%보다 크게 늘어났다.

금리자유화이후 이자율(금리)를 따지는 경향이 커진데다 비은행권
금융기관에서 유동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했기때문이란게 한은의 분석이다.

특히 다른 상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보장된 은행신탁의
비중은 5.0%에서 10.9%로 2배이상 커졌다.

여기에는 물론 94년 6월의 개인연금신탁 도입도 한몫했다.

지방생보사 설립과 개인연금허용으로 보험과 연금 역시 16-18%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농어촌과 서민들의 유휴자금 흡수를 위한 금리.세제상의 우대조치가
많은 새마을금고 상호신용금고등의 기타예치금도 비중이 15.3%에서
20.9%로 올라갔다.

반면 유가증권보유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말현재 전체 금융자산중 유가증권보유비중은 23.9%.89년말의
31.5%보다 7.6%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이는 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의 비중이 높아지는등 기관화현상이
심화되고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이른바 개미군단들의
주식투자가 크게 줄어들었기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적배당부상품 비중상승=수익률이 높은 실적배당부 금융상품보유액이
89년말의 30조4천억원에서 95년 3월말에는 1백7조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실적배당상품은 일부 신탁상품을 포함 양도성예금증서(CD) 거액환매채(RP)
기업어음(CP)등 금융기관의 자금운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품.

그러나 다른 상품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전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2%에서 26.0%로 높아지는등
금융상품의 선택기준으로 금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간접금융자산 비중상승=금융자산은 국공채 기업어음 회사채 주식등
직접금융자산과 예금 보험 연금등 간접금융자산으로 나뉜다.

이중 간접금융자산의 비중이 89년말 76.9%에서 84.7%로 상승.

이는 가계의 여유자금이 기업에 직접 공급되기 보다는 금융기관을 통해
공급되는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이전"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을
나타내준다.

간접금융자산비중이 올라가는 것은 인구고령화의 진전에 따른 보험
및 연금수요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일본과 미국등 선진국들도 개인들의 간접금융자산비중 증가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