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과 분단50년을 맞아 연초부터 꾸준히 추진돼온 종교계의 남북교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월주조계종총무원장과 김수환추기경의 방북노력도 남북간의 정치적
문제및 종교계의 경쟁양상등으로 인해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올들어 김수환추기경및 월주스님의 방북의사 표명,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KNCC)의 "8.15 남북한공동예배"추진등으로 종교계의 대북교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정부 또한 정치색이 배제된 종교교류는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혀 교류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6월말부터 잇따라 북한주민접촉 불허가 통보돼 남북 종교교류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 조계종대표단은 최근 정부의 북한주민접촉
불허조치에 따라 "조국의 평화통일과 불자들의 역할에 관한 1차 도쿄회의"
에 참석치 못했다.

재일불교계가 주최한 이번 회의에서 남북불교대표단은 월주스님의 방북에
필요한 구체적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남측대표단이 불참, 실무논의
자체가 무산됐다.

개신교의 경우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등 보수인사들로 구성된
"광복50주년기념 평화통일 희년대회"(총재 임옥.이만신목사)가 8월12일
서울여의도광장에서 북한교회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통일희년대회를
열기로 했지만 KNCC(총무 김동완목사)가 별도의 "8.15 남북한 공동예배"를
추진키로 해 양측 모두 성사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

당초 희년대회를 범기독교행사로 치르기로 했던 한기총과 KNCC는 6월19
~20일 북경에서 조선기독교도연맹과의 실무접촉회의를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기총이 불참을 통보한데다 통일원이 북한주민 접촉을 불허함에
따라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이후 한기총의 "희년대회"측은 북한 전금철아태평화위원회위원장과
별도만남을 갖고 북한개신교대표단이 참여하는 여의도대회를 개최키로
한 반면 KNCC는 한기총과의 결별을 공식선언하고 독자적인 남북공동예배를
열기로 한 것.

천주교의 경우도 김수환추기경의 방북을 위해 북한측과 꾸준한 접촉을
가졌으나 구체적인 일정에 합의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천주교내에서는 평양교구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추기경이 북한에서
미사를 집전할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한편 5월초 방북승인을 받았던 홍정길목사 김상진신부등도 북한내부
사정으로 인해 아직까지 방북치 못하고 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6일자).